매일신문

곳곳서 우담바라 소동

"전설의 꽃 우담바라가 우리집에 피었어요". 불교계에 전해내려오는 상상속의 꽃으로 3천년만에 한번씩 피어난다는 우담바라를 발견했다며 언론사에 확인전화가 잇따르는 등 우담바라 소동이 대구에도 몰아치고 있다.

정성수(47.북구 관음동)씨는 26일 자신의 그레이스 승합차 조수석 창틀에서 우담바라로 보이는 20여 꽃송이를 발견, 본사에 확인 취재를 요청했다. 정씨는 "신문에서 본 우담바라와 모양이 똑같았다"며 "가느다랗고 투명한 줄기 끝에 직경 1cm 정도의 작은 꽃송이가 피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우담바라인지, 여름철이 산란기인 풀잠자리 애벌레인지를 놓고 주민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며 "진위여부를 꼭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같은날 이종환(34.중구 남산동)씨도 자신의 승용차 브레이크에서 우담바라 모양의 꽃송이 10여개를, 정명균(48.남구 대명동)씨는 자신의 목조주택 천장과 문기둥에서 무려 60여 송이의 '우담바라'를 발견했다고 알려왔다.

정씨는 "낚시줄처럼 가는 실선이 거미줄처럼 엉켜있었고 실선 끝에 100원짜리 동전크기의 하얀 꽃송이가 활짝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며 "뭔가 알 수 없는 신령스런 기운이 느껴져 잠자리 애벌레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대구시 서구 비산동 서광물산 앞뜰에서 이회사 직원 김성한(37)씨도 우담바라로 보이는 50여 꽃송이를 발견, 본사에 알려왔다. 김씨는 "회사에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같은 소동은 전국 곳곳에서 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천년만에 한번씩 핀다는 우담바라가 불과 한달사이에 10여차례 발견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학계에서는 장마철 습한 날씨로 인한 풀잠자리 알이나 곰팡이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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