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지구 정상회의

우리나라도 어쩌다가 '환경이민(移民)'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교육이민은 늘상 보아온 일이지만 이 생소한 '환경이민'의 배경은 그만큼 우리국토의 환경파괴가 심했다는 증명이기도 해 우리 환경의 질(質)을 뒤돌아보게 한다.

오염없는 청정지역을 찾아 우리나라를 떠나는 사람이 최근 증가하고 이 추세는 줄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민을 알선해주는 한 회사의 이민상담자중 20~30%가 환경이민과 관련한 것이라는 통계에서 보듯 우리가 훼손한 환경폐해(弊害)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세계의 환경관련 학자들은 환경파괴에 따른 재앙이 기상이변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기상의 극단현상이 바로 그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퉁팅호(湖)가 계속 퍼붓는 비 때문에 둑이 터질 위기에 처해있고, 유럽.우리나라도 홍수 때문에 가축이 떠내려가고 집이 잠기는 등 아우성이다.

지구의 또 다른 쪽에서는 가뭄으로 마실 물이 모자라 고통을 받고 있다. 이 양극(兩極) 현상은 개발(開發)이라는 미명 아래 '지구의 얼굴'을 난도질한 결과라는게 국제기구 등의 분석이다.

▲26일부터 내달 4일까지 남아공(南阿共)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는 '상처난 지구'에 대한 처방전을 마련하는 자리지만 전망은 어둡다.

189개 유엔회원국과 비정부지구 등에서 6만5천여명이 참석해 지구의 환경재앙.빈곤퇴치 등을 의제로 삼는 인류 역사상 세계 최대 환경회의다.이런 외양과는 달리 각국의 이해가 엇갈려 '처방전'에 대한 합의안 도출은 어렵다는 게 지금까지의 분석이고 보면 '말잔치'로만 끝날 공산이 짙다.

▲여느 국제회의처럼 이 회의도 미국의 역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지구환경'에 대해 별로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 듯한 태도로 보여 왔다. 미국은 이미 지난 3월 온실가스 배출량 의무감축을 담은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했었다. 이번 정상회의도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불참해 어떻게 보면 이미 맥이 빠진 회의가 아닌가 싶다.

환경은 한번 파괴하면 원상복구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환경은 지구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훼손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잘사는 나라의 책무도 그만큼 크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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