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지병으로 타계한 원로 지휘자 임원식(83)씨는 홍연택, 김만복, 원경수씨 등과 함께 '제대로 공부한' 국내 지휘계 1세대로 꼽힌다.
1942년 도쿄(東京)고등음악학교를 졸업한 그는 해외유학이 흔치 않던 시절에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서 지휘와 작곡을 공부했으며 46년에는 현제명, 계정식, 김생려 등과 함께 해방 후 최초의 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단을 창단했다.
이어 56년에는 KBS 교향악단의 전신인 국립교향악단을 창단, 15년간 상임지휘자를 지냈으며 84년부터 92년까지는 인천시향 초대 상임지휘자를 지내는 등 국내 주요 교향악단의 산파역을 도맡다시피 했다.
전쟁중이던 53년에는 피란중이던 부산에서 서울예고 창립에 산파역을 했고 서울예고와 예원학교의 초대 교장을 역임했다.
71년 KBS 교향악단 상임지휘자에서 물러난 뒤에도 거의 매년 한 차례씩 KBS 교향악단을 객원지휘하는가 하면 거동이 불편한 최근까지도 서울아카데미오케스트라 명예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남수, 원경수, 박은성, 금난새, 장윤성 등 오늘날 국내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주요 지휘자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가 '한국 지휘계의 대부'라는 별명도 얻었다.
특히 46년 5월 명동 시공관에서 임씨가 지휘하는 고려교향악단과 피아니스트 윤기선씨의 협연으로 공연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는 한국 최초의 협주곡 연주로 기록되는 등 허다한 한국 초연곡들이 그의 지휘봉 아래에서 이뤄졌다.
54년 이후 예술원 회원으로 재직해온 임씨는 국내 음악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서울시 문화상과 예술원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고순자(69)씨와 딸 경원(48).혜원(44)씨, 아들 영석(40)씨 등이 있다. 빈소는 현대아산병원이며 발인은 30일 오전 10시. 02)3010-2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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