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본회의장 막말 공방전

10일과 11일 정치와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이 벌어진 국회 본회의장은 막말 경연장이었다. 한나라, 민주당 의원들은 서로 "미친놈" "간첩이 아니라 앞잡이" "능지처참할 놈"이라 성토하고 이미 여러차례 거론된 의혹들을 재탕, 삼탕하며 의혹 부풀리기로 맞섰다. 대정부질문이라기 보다는 상대당 대통령 후보 흠집내기와 욕설, 야유, 인신공격으로 얼룩진 하루였다.

10일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노벨상 로비설'을 제기하며 "노벨상 로비 대가를 채우기 위해 노르웨이 합작회사에 현대상선의 자동차운송사업선을 특혜 매각했다"고 주장하자 민주당 의원석에서 "양아치(조재환)" "저질 저질…(김옥두)" "3류 소설가로 나가라(정균환)" "거기서 자폭해(배기운)"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이어 민주당 전갑길 의원이 "이회창 후보가 기양건설 김병량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을 수수했다"고 말하자 이번에는 한나라당 의석에서 "미친놈(안상수)" "정신병자(이규택)" "이 ××들 지 들이 다 해쳐먹고(김문수)" "완전히 돌았구먼(백승홍)"이라는 욕설이 터져 나왔다.

특히 민주당 송석찬 의원이 이 후보 부친의 친일 의혹을 재론하면서 막말 공방은 더욱 가열됐다.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는 "에이, 능지처참할 놈"이라고 했고 윤두환·정병국 의원 등은 송 의원 주장이 조총련계인 조선신보 내용에 근거하고 있다며 "간첩 아니냐. 잡어 넣어야지" "간첩 정도가 아니라 앞잡이다, 앞잡이"라고 했다.

저질 비난전과 근거없는 의혹 제기는 11일에도 재연됐다.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은 "폭력과 선동, 테러의 명수인 김정일 정권의 하수인들이 이번 대선에서 유력 후보를 위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 후보에 대한 테러위협설을 제기, 정부측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또 민주당 배기운 의원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라며 "이 후보 부인 한인옥씨가 '오죽 못났으면 자식을 군대에 보내느냐'고 두 아들의 병역면제를 자랑하고 다녔다"고 주장, 한나라당 의원들의 욕설이 터져나왔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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