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도 어찌 이리 무심한지… 더 이상 농사 지을 마음이 안 납니다".21일 영천 청통면 치일리 하태호(47)씨의 논. 농민들은 아직도 푸른빛을 띤 쭉정이뿐인 벼를 한움큼씩 뽑아 들고 논바닥에 내팽개쳐 버렸다. 한 톨의 쌀도 자식처럼 아끼는 농민들이 다 자란 벼를 보고 분개하는 것은 올해 영천시가 권장한 '상미벼'로 지은 벼농사를 완전히 망쳐버렸기 때문.
"다른 품종보다 수확기간이 열흘 이상 빠르고 미질이 좋으며 수확량도 많다는 영천시의 말만 믿고 심은 상미벼가 오히려 수확시기가 더 늦어졌고 수확한 벼도 낟알이 제대로 영글지 않고 쭉정이로 산물벼 수매에서 거의 퇴짜 맞았어요".
올해 12농가의 논 1만여평에 상미벼를 심은 위탁영농회사대표 하태호씨는 "2천평에서 벼 40kg들이 150포대가 수확돼야 하지만 상미벼는 40포대밖에 수확되지 않고 품질마저 크게 떨어져 임대료조차 지불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한숨지었다.
신녕면 신덕리 위탁영농회사 대표 권혁규(47)씨도 "2만평에 상미벼를 재배했으나 수확시기가 타품종보다 오히려 더 늦고 쭉정이가 대부분"이라며 "이달말까지 파종해야 하는 보리와 마늘.양파의 파종시기를 안 놓치려 덜 익은 벼라도 베야 하는 처지여서 올해는 논 임대료 내기도 벅찰 것 같다"고 걱정했다.
상미벼 800평을 재배한 신녕면 화성3리 노재화(50)씨는 "작년 절반 수준인 벼 40Kg 40포대를 수확했으나 미곡처리장 산물벼 수매장에서 몽땅 등외품판정을 받았다"며 "상미벼를 권장한 영천시는 책임지고 피해원인을 밝히고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천시는 "2~3년전부터 상미벼를 보급했으나 올해같은 피해는 없었다"면서 올해 태풍과 잦은 비로 인한 기상재해 탓으로 돌리는 등 소극적 자세를 보여 농민원성을 사고 있다.한편 영천시는 올해 청통, 신녕, 화산면 등의 13만2천여평 논에 상미벼 품종을 보급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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