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카소, 그 뜨거웠던 삶·우정·예술

출판가에 때아닌 피카소 붐이 일고 있다.최근 피카소 친구·손자의 책을 번역한 '피카소의 이발사(시공사 펴냄)' '나의 할아버지 피카소(효형출판 펴냄)'를 비롯해 소설가 김원일씨가 쓴 평전 '발견자 피카소'(동방미디어 펴냄) 등이 나와 있다.

왜 죽은지 30년된 파블로 피카소(1881∼1972)의 삶이 아직까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걸까?

사실 뉴스 가치면에서 어디서든 그만한 인물을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를 생각하면 낭만과 로맨스, 고독, 예술 같은 감상적인 단어들이 줄줄이 떠올려지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피카소는 20세기 현대미술을 개척한 불세출의 화가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숱한 여성들을 울린 바람둥이이자 피튀기는 투우에서 영감을 얻은 투우광(狂), 스페인의 프랑코 독재정권에 대항한 공산주의자였다. 그의 드라마틱하고 열정적인 삶은 화제를 몰고 다니기에 충분했고, 아직도 세인들의 가슴에 그 여운이 남아있는 것이다.

▲피카소의 이발사=타산적이고 지배욕이 강했던 인물로 알려진 피카소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책이다. 피카소와 그의 이발사였던 에우헤니오 아리아스가 26년동안 나누었던 뜨거운 우정에 대한 얘기다.

오스트리아의 작가 모니카 체르닌과 멜리사 뮐러가 아리아스를 설득해 생전에 피카소의 인간적인 면모, 숨겨진 일화 등을 찾아냈다. 조국 스페인에서 쫓겨난 망명인, 자식에게 옹호받지 못한 아버지, 괴팍한 천재, 연인에게 버림받아 분노한 남성 등 다양한 형태로 피카소 일화가 실려있다.

▲나의 할아버지 피카소=손녀인 마리나 피카소의 눈으로 본 할아버지의 얘기이자 '피카소'라는 이름으로 살아야했던 한 가족의 고통스런 기록이다. 피카소와 발레리나였던 올가 코홀로바의 손녀인 그는 자신의 혈육을 냉대했던 피카소, 피카소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해 자살한 오빠, 암으로 일찍 죽은 아버지로 인해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14년간 정신상담을 받은후 피카소의 유산 등으로 '마리노 피카소 재단'을 설립, 1990년부터 베트남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발견자 피카소=소설가 김원일씨가 소설기법을 이용해 피카소의 삶과 예술을 조명했다. 그는 자신의 미술감식안을 바탕으로 피카소의 발자취를 추적, 궁핍한 젊은 시절, 전쟁과 사랑의 고통을 겪은 중장년과 노년기의 불꽃같은 삶을 그렸다. 170장에 달하는 사진도 함께 나온다. 그는 "피카소는 끊임없는 성찰과 탐구를 통한 자기확대, 타고난 건강과 자동기계처럼 쉴 줄 몰랐던 성실성, 너무 솔직해 오히려 인간적인 진정한 자유인이었다"고 평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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