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든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이 마음을 더 바쁘게 만들고, 아쉬움은 하루 하루 커져만 간다. 연말이면 망년회다 송년회다 해서 연일 고주망태가 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이 여전히 많지만 친한 사람들과 가볍게 와인 한 잔 하면서 한 해를 정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지난 21일은 포도주 생산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프랑스에서 햇 와인의 대명사인 '보졸레 누보'의 첫 마개를 여는 날. 전 세계의 와인 마니아들은 이날을 전후해 나름대로의 '축제'를 가졌다.
보졸레 누보는 통상 4개월 이상 숙성 과정을 거치는 일반 포도주와 달리 당해 수확한 햇포도를 2개월 가량 숙성시킨 것으로 장기 보관이 불가능해 출시된 해를 넘기지 않고 소비된다.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에 전세계에서 일제히 시판되는데 한국에서도 이날 판매가 시작됐다.
와인은 취하기보다 음미하는 술이다.
인터넷동호회 대구와인클럽 시숍 뱅뱅(39)은 와인 마시는 법과 테이블 매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자극성 있는 음식에는 레드 와인이, 담백한 음식에는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 글래스는 반드시 길다란 다리부분(스템)을 잡아야 한다.
와인이 담긴 부분을 잡게 되면 체온이 와인에 전달돼 온도를 높이고 맛을 떨어뜨리게 된다. 잔을 받을 때는 글래스를 드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에 놓고 받침대 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는 정도면 된다.
첫 잔은 부딪쳐 건배를 하지만 다음부터 권할 때는 잔을 든 채 제스처만으로 족하다. 상대가 동의할 때만 따르며 첨잔은 않는다. 와인을 마실 때는 즐거운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와인은 눈으로 빛깔, 코로 향기, 입으로 맛을 보는 단계로 음미한다. 입 속에 넣고 굴릴 때 나는 소리는 전혀 흠이 되지 않는 것도 특징중 하나다.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
▲대구의 와인전문점 몇곳
△샤또 드 빈센느=지산동 동아스포츠센터 7층에 자리 잡은 와인과 프랑스 요리 전문점이다. 와인 전용 저장고를 갖추고 13개국에서 생산된 100여종의 와인을 취급하고 있다. 등받이가 높은 와인색 안락의자는 서너시간 이상 앉아만 있어도 불편이 없다. 스테인드글라스 등 주인이자 화가인 오수인(39·여)씨가 자신의 작품으로 한 실내장식이 이채롭다. 소스를 프랑스식으로 즉석에서 만들어 사용하는 스테이크와 10가지 수입치즈를 재료로 한 치즈모듬은 다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053)782-8688.
△파블로=모녀가 함께 운영하는 이곳은 지난 1995년 문을 연 대구의 최초 와인전문점이라 할 수 있다. 10개국 80여종의 와인을 취급하고 있고 분기별로 '작은 음악회'도 연다. 구운 마늘과 구제르(치즈와 게란을 넣고 구운 빵) 등 기본안주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말만 잘하면 라면이나 된장찌개도 끓여준다. 삼덕 네거리에서 청운맨션 방면 100m지점 도로 우측에 있다. 053)423-8111.
△빌라메디치=대구MBC 뒤편 수도암 옆에 있는데 위치가 대로변에서 다소 멀지만 제법 많은 단골손님을 확보하고 있다. 130여종의 와인을 준비하고 있고, 스테이크 맛이 뛰어나다는 소문을 듣고 서울 등 외지에서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비흡연자를 위해 2층 전 영업장을 금연석으로 운영중이다. 지난 21일부터 연말까지 와인 30% 할인행사하고 있다. 053)742-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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