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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민족 共助의 3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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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원로들이 최근의 국가 안보 위기를 걱정하는 시국선언을 냈다.

선언은 "북한의 도발을 감상적 민족주의로 감싸는 매우 위험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반미·친북의 확산을 경계했다.

우리는 민족공조나 민족주의가 남북 교류 및 통일과정에서 감상적으로 이해·해석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고자 한다.

민족공조는 적어도 다음의 3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때 그 타당성과 현실성을 가질 수 있다.

첫째, 평화공존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핵·생화학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거나 그것을 위협의 수단으로 존속시키는 한 민족공조는 불가능하다.

대량살상무기의 보유는 남북 간 전력(戰力)의 비대칭을 불러 군사적 위기감을 해소할 수 없다.

남한이 긴장을 낮추기 위해 대화와 타협에 나서고 있지만 안보불안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량살상무기는 통일을 방해하는 결정적 요인이기도하다.

둘째, 민족공조는 상호인정 위에서만 가능하다.

북한은 아직도 남한을 동등한 정체(政體)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의 통일방식인 고려연방제는 중국과 대만, 중국과 홍콩 같은 일국양제(一國兩制)의 관계를 남한에 요구하고 있다.

남한을 부속 집단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핵 사태와 관련하여 남한과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도 체제불인정의 시각을 반영한다.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통일부의 상대자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내세우는 것도 그런 시각의 일환이다.

셋째, 북한 정권의 민주적 정통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해주는 정부여야 한다.

300만명이 아사하고, 300만명이 기아에 직면한 상태에서 핵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비윤리적, 비민주적 정치집단과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공조가 불가능하다.

서독은 동독이 무너질 때까지 분단관리 위주의 통일정책을 펴왔다.

그것은 동독의 정치적 정통성을 부인했기 때문이다.

햇볕정책은 이런 점을 간과하여 실패한 정책으로 기록될 운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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