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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위로...큰 위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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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억눌러 가슴속에 응어리를 만드는 것보다 차라리 끊임없이 울분을 토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 낫습니다".

시민회관에 마련된 지하철 참사 합동분향소 한켠에는 매일 3, 4명의 심리·상담 자원 봉사자들이 실의에 빠진 희생자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슬픔·고통을 나누고 있다.

12일 오후에도 대구지하철 참사 실종자대기실에서는 4명의 여대생들이 실종자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주머니 마음이 많이 힘드시죠?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저희에게 울분을 털어놓으세요". 심리상담 자원봉사에 나온 차화경(23·여)씨는 "어처구니 없는 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가족들의 고통·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려고 왔다"고 말했다.

심리상담 봉사단은 영남대 전종국(44·심리학과) 교수 등 인터넷 심리상담을 벌여온 전문가들이 이번 참사로 엄청난 충격과 슬픔을 받는 유가족들을 돕기 위해 사고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결성했다.

현재 지역의 관련기관, 연구소, 학생 등까지 참여해 100여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고, 서울·부산 등 전국의 심리상담연구소 관계자들도 동참하고 있다.

김순일(여)씨는 "처음에는 경황도 없고 생소한 탓에 피해자 가족들의 발길이 뜸했지만 갈수록 관심이 커져 상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특히 친지 등 주변 사람들이 유가족을 위로하는 방법을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심리상담이 필요한 것은 이제부터라고 한다.

갑작스런 사고로 가족을 잃고 충격을 받은 유가족들의 경우 2주~2개월 정도 현실을 부정하거나 분노, 죄책감, 우울 등에 빠지는 정신적인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은 정상적 반응으로 볼 수 있지만, 이같은 심리적 상태가 길어지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

대구가톨릭대 백용매(심리학과) 교수는 "정신적 충격을 받은 유가족들이 겪고있는 후유증은 상당히 깊고 오래갈 수 있다"면서 "이를 치유하기 위해 체계적인 심리상담 치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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