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도 지키고 어려운 이웃도 돌봅니다". 포항해양경찰서 전경들은 처음 배치되면서 사회에선 좀처럼 접하지 못했던 '봉사'라는 색다른 경험을 한다.
자체적으로 결성된 '동그라미 봉사단'에 자연스레 가입되기 때문.
지난 2000년 봉사활동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와 따뜻한 세상만들기에 보탬이 되고자 전경들이 스스로 만든 봉사단. 짧은 기간에도 불구, 이미 90여차례 봉사활동을 했고, 포항지역에서 소문난 열성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했다.
김현덕(23) 수경은 "입대와 동시에 활동을 시작해 지금은 매달 2차례씩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이젠 몸에 익어 봉사활동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역을 5개월 남겨둔 김 수경은 "전역 후에도 이 곳에서 배운 좋은 경험을 살려 도움이 필요한 분들의 지팡이가 되고 싶다"고 했다.
다른 봉사단체와 달리 동그라미는 순전히 몸으로 봉사한다.
사실 한달 일만원 남짓한 월급이다 보니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대신 양로원이나 보육시설 등을 방문해 목욕을 도와주고 환경정비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놀아주는 등 편안한 손자와 형이 되어준다.
수해를 입은 마을의 부족한 일손을 거들고,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손발 역할도 해준다.
작년 여름 지체장애인들의 하계캠프장을 찾아 평소 바다를 보기 힘들었던 이들에게 바닷물을 실컷 마시게(?) 해주었다.
선물이나 성금만 건네주고 기념사진 찍는 형식적인 봉사가 아니기에 동그라미 회원들과 어울리는 노인과 장애인들은 진심으로 이들을 대한다.
남동엽 (22) 상경은 "평소 장애인을 보면 피했는데 봉사활동을 통해 이들도 우리와 똑같은 이웃임을 알았다"며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행여 어려운 시설단체에 부담이 될까봐 일부러 식사시간을 피해서 찾는 등 최대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배려한다.
전경들의 맏형 노릇을 하는 고해수(39) 전경지도관은 "봉사를 통해 군 생활의 활력과 함께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동료애도 다진다"고 말했다.
정화명(22) 수경은 "선임자들이 전역을 해도 후배들이 훌륭히 이끌어 줄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며 "동그라미 봉사단은 포항과 함께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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