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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의 체험교육-안전마을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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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참사의 슬픔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충격 강도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안전 불감증의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지금이라도 어린이부터 안전교육을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안전 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체험교육 방식을 띤 어린이 안전교육 시설이 필요하다.

국내 도시들이 다 그렇지만 대구도 이 방면에선 체계적인 인프라 구성이 안 돼 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진행하는 기초적인 안전 프로그램 외에 소방서나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대구 비산초교 내 교통공원·사진) 등에서의 안전교육이 전부이다.

사고로 얼룩진 대구를 안전교육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에게 체험으로 안전교육을 시키는 '안전마을'(Safety town)의 설립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에 본부를 두고 전 세계 28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안전 마을'은 미취학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루 2시간씩 2주에 걸쳐 총 20시간 동안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한다.

이 안전마을엔 축소된 집들, 소방서, 학교, 사무실 등의 건물이 만들어져 있고 실제 크기의 신호등과 철도 건널목 등이 세워져 있다.

이 안에서 어린이들은 소형 장난감 자동차를 몰고 다니며 도로교통과 안전보행을 배우고 화재 안전교육 등 나이 수준에 맞게 체험을 통해 안전을 익히게 된다.

'안전마을'은 국가 기관이 운영하지 않고 사회 단체가 운영하는 것으로 이름이 높은데, 대개 초등학교 운동장 부지를 이용하므로 시설운용에 큰 부담이 없다.

더욱이 지역의 모든 기업들과 단체들이 후원하는 범시민적 안전교육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 회사는 장난감 자동차를 사주고 음식점이나 식품회사는 교육받는 어린이들에게 무료 시식권을 주는 형태로 기금을 내기 때문에 기업은 미래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안전마을은 정부지원 없이도 운영되는 효과를 거두는 방식이다.

또 해당 지역의 경찰관, 소방관, 의사 및 간호사가 참여해 강의와 교육을 도와주며 특히 머잖아 운전면허를 받게 될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안전마을 운영에 참여해 교육 체계를 만들어가는 점이 특이하다.

즉 특정 단체가 주도하는게 아니라 도시 전체가 이 '안전마을'을 운영하는 방식이 안전교육에 대한 관심과 효과를 높여주는 것이다.

앞으로 건립하게 될 지하철 참사 추모 공원과 함께 두 번 다시 이런 참사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어린이 '안전 마을' 건립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안전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보여주기 위한 전시 교육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안전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대구가 새롭게 태어나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드는 길이 될 것 같다.

미디어교육연구소 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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