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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감원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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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되자 적잖은 봉급 생활자들이 다시 '감원 공포'에 떨고 있다.

작년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던 실업급여 수급자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일터에 다시 '조기 은퇴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모(35)씨는 작년 5월에 이어 지난달 또한번 직장을 잃었다.

전문대를 졸업한 뒤 중소기업 2곳에서 관리직으로 10년 가량 직장생활을 이어온 강씨는 "중소기업에도 현장인력은 모자라지만 관리직은 남아돈다"며 "요즘처럼 경기가 나빠지면 인건비를 줄이려고 관리직부터 손을 대려는 경우가 적잖다"고 했다.

경주의 한 대형 자동차부품업체는 지난달 관리직 사원 20여명에 대해 희망퇴직 접수를 받은 뒤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노조 한 관계자는 "노조가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관리직에 이어 생산직 노조원들에게도 영향이 미칠까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T 노조도 감원을 부를 수 있는 회사측 조직 개편안에 반발해 지난 1월28일 쟁의를 결의했다.

한 시중은행은 지난달 초 경영평가에서 하위로 분류된 300여명을 재교육 또는 전직교육 대상자로 분류, 사실상의 퇴출 작업을 본격화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외환위기 직후 50대가 타깃이었다가 최근엔 4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떠오르고 입사 10년도 안돼 비자발적 은퇴자 명단에 오르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지방노동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의 실업인정 건수는 모두 1만8천980건(실업급여 지급액 68억9천200만원)으로 경기가 나빴던 2001년 1월(1만8천518건, 52억3천900만원)보다 오히려 늘었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 감소 추세였으나 올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용보험팀 관계자는 "임금을 많이 받는 40대를 중심으로 실업자가 많이 발생해 실업급여 지급액도 불었다"며 "이 달 들어서도 실업급여 수급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취업정보 업체인 갬콤 금용필 사장은 "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관리직 취업자를 중심으로 실업이 늘고 있지만 일자리는 줄고 구직자는 느는 취업 불균형 현상이 심화돼 재취업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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