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아득한 길을 걸어왔는데
발자국은 한 사람 것만 찍혔다
한때는 황홀한 꽃길 걸으며 가시밭길도 헤치며
낮은 언덕 높은 산도 오르내리면서
한 사람 한눈 팔면
한 사람이 이끌며 여기까지 왔다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고달프기도 했던 평행의 레일 위에
어느덧 계절도 저물어
가을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박성룡 '동행'
바닷가 모랫길이라고 상상하자. 그는(혹은 그녀) 없지만 상상 속의 그와 함께 지난날을 이야기하며 오래 걷고 있다.
그런데 발자국은 하나뿐이다.
인생의 레일 위에 서로 아득하게 걸어 왔지만 한 사람 것만 파도에 씻기고 있다.
그것도 낡은 필름처럼 자맥질하는 추억이 되어 자꾸 가물거린다.
어느덧 계절 기울어져 마지막 핀 가을꽃도 덧없이 홀로 보고 있을 뿐이다.
권기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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