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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서...학교라는 전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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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신 어느 교장께서 군의 직제로 보면 교육청은 군단급이고 학교 현장은 최일선에 있는 보병 소대와 다름없다고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늘 현장에서 긴장하면서 혼신의 힘으로 책무를 다하라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소대의 임무는 바로 군대의 전초병 역할로서,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하철 참사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과연 나는 소대장의 임무와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만약 내가 그 전동차의 기관사라면 급박하고도 중요한 상황과 사태를 어느 정도 감지하고 그 긴박함을 승객들에게 알렸을까, 승객들이 피해 없이 대피하도록 대처하였을까를 곰곰이 자문자답해 봅니다.

비단 사고 난 전동차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서 너무나 많이 대하고 있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학교라는 이름의 전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동차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으며, 승객으로 타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와 쾌적하고 믿을만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가를 되물어봅니다.

더욱이 학생들을 맡고 있는 우리 교육의 기관사는 과연 얼마나 학생 지도와 안전에 민감하게 대처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과거 일본 여행길에서 겪은 일이 생각납니다.

투숙한 오사카 어느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일행 중에는 일본인 미국인 한국인이 있었는데 화재경보가 울렸을 때 대피하는 모습에서 많은 차이를 발견했습니다.

일본인들은 전후사정을 불문하고 잠옷 차림임에도 즉각 대피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중요한 서류가방만 챙겨 신속히 뛰쳐나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인 일행은 태연하게도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끙끙대며 끌고 나오는 장면이 퍽 대조적이었습니다.

문득 그때의 상황이 연상되는 것은 매사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불감증에 생각이 미쳤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라밖은 전운으로, 안으로는 새 정부의 정책들로 감잡기도 혼돈합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전동차를 맡고 있는 우리로서는 전동차에 이상 징후가 없는지, 가르치고 배우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지, 그리고 천하보다 더 귀한 생명과 가치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사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쉼없이 점검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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