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방편이며 투자이다.
10년, 20년 후에 미래의 주역이 될 지금의 젊은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준비시키는 일은 작게는 하나의 가정에서부터 크게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이어가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나, 따라서 이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할 수 없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어떻게 준비시켜야 하며 어디에 투자하여야 하는 지 그 방법에 있다.
젊은이들을 위해 어디에 얼마큼 투자해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익히도록 해야 우리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까? 크게 보아서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첫째는 지금까지 우리가 취해왔던 방법으로서 일명 톱 다운(Top Down)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미래에 닥쳐 올 세계를 나름대로 예측해보고 예측된 상황에서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기 위한 적절한 교육여건과 내용을 갖추도록 투자하는 방법이다.
미래에 대해서 정확히 예측할 수만 있다면, 다시 말해 미래에 대해 대부분의 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다면 매우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미래를 볼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산업화, 근대화의 후발주자로서 우리보다 10년, 20년 앞서가는 여러 선진국들을 통해서 비교적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미래를 큰 어려움 없이 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여러 부문에서 세계의 선진 경쟁국들과 최전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하여야 하는 상황을 맞아 10년, 20년 후는 차치하고라도 1, 2년 후를 내다보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되어 이러한 톱 다운 방식의 교육의 기본 틀을 정당화할 수 있는 기초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다음은 일명 버텀 업(Bottom Up) 방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의 관심을 미래에서 지금의 우리 젊은이들로 돌려서 그들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과 개성을 파악하고 이를 최대한 개발할 수 있는 교육여건과 내용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는 그들의 선택에 맡겨 버리자는 것이다.
이는 21세기 지식산업사회에서 발전의 원동력은 개인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며 그 미래는 탁월한 능력을 갖춘 소수의 영재들에 의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근거한 교육투자 모델이다.
일본의 유명한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다치바나 다카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라는 저서에서 일본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중앙집권적 톱 다운 방식의 교육제도를 고집하여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자초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최근 우리도 이공계를 지망하는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앞으로 과학기술을 국가의 경쟁력 확보의 가장 중요한 시금석으로 삼고자 하는 국가시책에 비추어 커다란 문제인 것으로 인식됨에 따라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숫자가 아니다.
이공분야에 특별한 관심과 재능을 가진 젊은 인재들이 이공계 지망을 기피하게 하는 톱 다운 방식의 우리 교육여건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교육이 공급자의 뜻과 필요에 따라 젊은이들에게 맞추도록 강요하는 방식이 돼서는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는 세계 어느 나라 젊은이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다양하고 풍부한 잠재능력과 재능을 갖고 있다는 확실한 믿음 위에 이를 마음껏 개발하고 실현시킬 수 있도록 교육의 틀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는 이러한 새로운 틀 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문화 등등 각 부문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많은 '박세리'에게 맡기면 된다.
신임 교육 부총리에게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
백성기(포항공대 교수.포항가속기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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