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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주 등치는 '접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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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내기 접대부 때문에 유흥업소 업주들이 떨고 있다.

최근 들어 유흥업소 접대부들이 "윤락 사실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며 업주를 협박, 선불금 수천만원을 가로채 달아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초 포항 대잠동 ㅇ룸살롱 접대부 이모(21)양은 출근 일주일만에 윤락을 통해 알게된 공무원 이름을 대며 업주를 협박했다.

"손님과 윤락을 한 사실을 고발하지 않을테니 선불금 3천만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것. 윤락행위가 적발될 경우 구속수사가 원칙이기 때문에 업주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응했고, 이양은 이튿날 사라졌다.

이 곳 업주는 최근 한달새 이런 식으로 7천만원을 손해봤다.

업주들은 접대부들에게 주는 선불금이 일종의 스카우트 비용이며, 과거 업주끼리 주고받는 몸값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A급 접대부'를 확보하기 위해 지불한 선금이기 때문에 인신매매식의 거래비용은 아니라는 것.

지난해 8월 윤락업소 70여곳이 밀집한 포항 용흥동의 한 접대부가 "업주에게 빌린 선불 수천만원을 갚지 못하겠다"며 문제를 제기한 뒤 업주가 구속되자, 이를 계기로 포항지역에서 이같은 선불금 사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또 농어촌의 다방, 유흥업소에도 여종업원 구인난을 악용, 선불금을 업주로부터 챙긴 뒤 달아나는 속칭 '탕치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울진에서 다방을 운영하는 박모(36)씨는 최근 1천300여만원을 사기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김천에 사는 김모(20.여)씨가 "다방에서 일하고 싶다"고 전화를 걸어와 선불금을 줬지만 며칠만에 달아나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김모(39)씨도 지난달 접대부로 일하기로 한 안모씨에게 선불금 2천400만원을 줬으나 안씨가 며칠만에 달아나자 사기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울진경찰서에 접수된 다방, 유흥주점의 선불금 사기사건은 지난해에만 80건에 이르고, 올해도 11건에 피해액은 1억5천여만원에 이른다.

다방업주 박모(36)씨는 "농어촌지역의 다방, 유흥주점마다 여종업원 구하기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에 탕치기 위험을 감수하고도 선불금을 줄 수밖에 없다"며 "윤락이 개입된 경우는 경찰에 신고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업주들이 종업원을 무리하게 감시하거나 달아난 종업원을 쫓아 감금.폭력을 행사하다가 경찰에 입건되기도 한다.

유흥주점을 하는 임모(47)씨는 접대부 2명에게 3천만원이 넘는 돈을 선불금으로 줬다가 이틀만에 달아나자 이들을 추적, 차에 태워 데려오다 불법감금 혐의로 도리어 고발당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첩보가 입수되고 있으나 업주가 사건 해결을 원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처벌을 두려워한 업주들이 쉬쉬하기 때문에 이같은 신종 사기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말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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