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하철 2호선은 안전한가-공사현장 긴급점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18일 오후 2호선 중심 부분인 2-8공구(크리스탈호텔~적십자병원)를 찾아갔다.

2호선 공사 현장에서는 토목 공사 마무리가 한창이었다.

터널 굴착과 골조공사 등 토목 공사의 전구간 현재 공정은 94%.

안전성 부분에서는 일단 1호선보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선 1호선에서는 양방향 전동차가 맞붙어 달리는 반면 2호선의 대부분 구간에서는 상하행선이 떨어져 달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이때문에 26개 역 중 19개의 구내도 그렇게 두 방향이 갈라져 있었다.

지하철 공사 관계자들은 이를 '섬식 승강장'이라고 했다.

그 덕분에 한쪽 전동차에 화재가 나도 반대 방향 차에 옮겨붙을 염려는 줄어든다는 것.

1호선처럼 붙어 달리도록 돼 있는 역은 '상대식 승강장'이라 불렸다.

그런 역은 다사.매곡.강창.대공원.고산.신매역 등 7개 뿐이라고 했다.

이렇게 상하행선이 갈라져 달리도록 설계된 것은 달구벌대로 위에 장기적으로는 고가차도를 만들려는 계획이 세워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쨌든 섬식 승강장에서는 승강장과 위층을 연결하는 계단 폭이 훨씬 넓었다.

2-8공구의 경우만 해도 폭이 7m 가량 돼 보였다.

지하철 역사 전체 폭도 2호선이 1호선보다 넓었다.

달구벌대로 폭이 50m에 이르는 덕분에 역사 폭도 확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승객들의 편리성도 1호선보다는 나아질 듯 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1층에서 4층까지 곧바로 내려오도록 된 설계도 장애인 및 노약자.임산부 등의 이용 편리성을 높여줄 것 같았다.

삼성물산 양재영 현장소장은 "2호선의 역사 내 기둥도 1호선보다 더 굵다"며 "설계 때 내진성이 강화돼 안전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2공구(다사 구간) 승강장에는 전국 처음으로 스크린 도어가 설치돼 승객들이 느끼는 체감 안전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였다.

스크린 도어는 승강장과 레일 사이에 설치되는 또하나의 문. 전동차 문이 여닫히는 것과 동시에 이 문도 개폐된다.

삼성중공업 송춘훈 소장은 "스크린 도어는 전동차가 들어올 때 역풍을 막아 주고 취객이 레일 위로 떨어지는 것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안해 보이는 면도 없잖았다.

2-8공구 경우만 해도 지하 4층이나 되도록 깊어 승강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지상까지의 대피시간이 길어질 것 같았다.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지형적인 영향 때문에 대다수 역이 1호선보다 깊다고 했다.

2호선은 지하 2.3층에서 지하 4층이 한눈에 내려다 보일 만큼 일자식 수직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 화재 때 연기가 치솟아 오르는 속도도 빠를 것으로 우려됐다.

지하 4층에서 불이 나면 단숨에 연기가 지하 1층까지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지하철건설본부는 최근 여러가지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시공사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전선관을 난연재로 교체하고 야광 타일을 박고 제연설비 용량을 올리며 휴대용 비상조명등을 벽면에 설치하는 등의 화재 대처 방안을 강구 중이라는 것이다.

2-12공구 시공사인 현대건설 엄진호 대리는 "난연재로 내부 치장재를 바꾸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호선은 문제점이 발견돼도 설계를 고치기 힘든 단계였다.

두류네거리 지하공간개발 시공사인 대우건설 권종구 소장은 "역사 내부 내장재를 바꾼다 해도 지하공간에 들어 오는 상가에까지 같은 방식을 강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지하철건설본부 한의수 공사1계장은 "이번 참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개선점을 고려하고 있다"며 "대구지하철이 다시는 오명을 입지 않도록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시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