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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화재위험 얼마나 줄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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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터널 등 구조물은 화강암.타일.시멘트 등 불에 타지 않는 재질로 돼 있어 물론 화재가 나더라도 큰 위험이 없다.

관건은 전동차. 2005년 하반기부터 운행에 들어갈 지하철 2호선 전동차에 이번과 같이 방화가 발생한다면 과연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2호선 전동차는 1호선 것보다 화재시 안전성이 일단은 다소 높아졌다.

2호선 전동차는 내장판이나마 영국공업규격(BS)에 따라 불연성 재료로 시공되기때문. BS규격은 지하철 전동차에 관한 한 가장 높은 안전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말했다.

그러나 2호선 전동차도 바닥판.좌석.차량연결막 등은 1호선 것과 마찬가지로 KS규격에 맞춰 난연성 재질로 설계됐다.

이 설계대로라면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 확산에 관한 한 이번 참사 때와 사정이 크게 다를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 이야기이다.

이번에 대참사를 부른 1호선 전동차에서는 내장판.바닥판.좌석.차량연결막 등 모두가 '난연성'을 기준으로 한 한국공업규격(KS)에 따라 제작돼 휘발유 방화에는 순식간에 전동차가 전소되는 결과로 이어졌었다.

현재 대구지하철건설본부는 2호선에 투입할 전동차 168량에 대한 상세설계를 (주)로템에 의뢰해 놓은 상태이다.

금명간 단계적으로 제작에 들어가 2004년 10월 시운전을 시작한 뒤 2005년 하반기부터 상업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2호선 전동차의 제원은 1호선 것과 동일하지만 차량당 단가는 8억7천500만원으로 1993년 구입한 1호선 전동차(6억원)보다 2억7천여만원 비싸다.

이는 8년 동안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고 일부 내장재 시설을 업그레이드한데 따른 것.

이번 참사로 문제점이 드러난 후 지하철건설본부는 바닥판.좌석.차량연결막까지 BS규격에 맞추도록 설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용구 기전부장은 "이를 위해서는 15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고 했다.

지하철건설본부는 2호선 역사 시설에 대해서도 몇가지 보완할 방침이라고 했다.

환기시설 용량을 1호선 보다 10~20% 늘리고 1룩스 밝기인 비상유도등을 10룩스 이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전 역사가 단전돼야 비상전원이 들어오도록 설계된 전원공급 시스템을 바꿔 어느 곳이든 정전되면 곧바로 해당 역사 비상전원 시스템이 가동돼 조명등을 켤 수 있게끔 축전 설비를 보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같이 바꾸고 나면 이번 참사처럼 5ℓ가량의 휘발유를 뿌리는 방화 사건이 발생해도 안전해질까? 이용구 부장은 "휘발유 5ℓ는 자체적인 연소만으로도 인명 피해를 낼 수 있는 만큼의 양이어서 대피하지 않으면 피해가 날 수밖에 없으나 전동차가 전소되는 일은 없고 유독가스도 치명적일 만큼 대량 발생하지는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소한 승객들에게 대피 시간만은 충분히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장도 이번 참사로 지적된 몇가지 개선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흔들었다.

피해 확대 원인으로 지목된 전동차 운행용 전기 공급 체계 개선에 대해서는 "쇼트가 된 뒤에도 전기가 계속 공급된다면 승객들이 치명적인 감전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화재가 났을 때 지하철 운행 전력이 끊기도록 만들어 둔 것은 오히려 일종의 안전장치라는 의견이었다.

확산식 소화기나 스프링클러를 전동차 안에 설치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전동차 특성을 전혀 고려 않은 현실성 없는 대안"이라고 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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