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월 28일 대구가톨릭대학교의 전신인 효성여대 총장취임사에서 신부님께서 "본인은 한 성직자로서 평생을 교회에 바쳐왔고, 몸과 마음을 깡그리 남을 위해 살아온 사람입니다.
이제 여생을 이 대학을 위해 헌신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힘주어 말씀하시며 우리 구성원에게 협조를 당부하시던 모습이 생생한데 만물이 소생하는 이 좋은 계절에 신부님께서는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늘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생명이 아니라 선택된 생명, 즉 저절로 얻은 것이니 하느님이 주신 생명이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참 신앙인의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시던 신부님의 말씀이 아직 귓전에 맴돌고 있는데 신부님을 뵐 수 없음이 저에게는 생동하는 봄날에 큰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신부님이 지으신 새로운 책이 출판되면 일부러 부르셔서 '이 책 한번 읽어봐라, 피가 되고 살이 될끼라' 하시던 자상하신 신부님의 모습을 이제는 뵐 수가 없습니다.
책을 많이 쓰시는 신부님,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시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시던 신부님, 우리 신자들에게 참된 목자의 표양을 보여주신 신부님, 당신께서 행하신 조그만 일들이 저희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아차린 저희들을 꾸짖지 마시고 이제 편안히 쉬십시오.
신부님께서 총장 재임시 저에게 던져준 어떤 격려사 원고에서 말씀하신 말이 생각납니다.
'인간은 대자연 속에서 태어나 자연속에서 이 세상을 떠나게 마련이다.
우리가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자연과의 공유를 의미하며 자연의 한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신부님! 자연은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 그대로 남아있듯이 지금도 신부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대구가톨릭대 기획처장 이신호(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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