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보도'에서도 대안언론이 뜨고 있다.
연합군 입장에 치우친 CNN과 BBC 등 서구 주요 언론의 전황 보도와 이를 여과없이 받는 국내 언론사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아랍권 방송을 직접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아랍권 위성 방송인 '알 자지라'(www.aljazeera.net)에 접속하거나 아랍권 사이트에서 퍼온 이라크 민간인의 참혹한 피해 상황을 담은 사진들이 다음이나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CNN 등 서방 매체들이 이같은 참상을 제대로 전달해 주지 않는다"며 불신감을 나타내는 한편 알 자지라에 대해서는 "전쟁의 다른 이면까지 보여주는 공정언론"이라며 호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인터넷 사이트 '다음'이 이라크전 보도에서 가장 신뢰하는 해외 언론사를 묻는 인터넷 투표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3만5천여명중 '알 자지라, 알 아라비아 등 아랍권 언론'을 꼽은 응답자가 46%로 1위를 차지한 반면 'CNN 등 미국 언론'은 15.0%로 3위에 그쳤다.
한편 연합군 위주의 속보성 전황전달에 치중하고 있는 국내 방송사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전쟁의 참상과 향후 국제정치 등에 미칠 파장 등 중요한 부분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할뿐 아니라 그래픽을 동원해 전쟁을 마치 컴퓨터게임처럼 중계하고 미국 중심적 시각에서 미국의 심리전과 정보를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내보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양문석 전국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은 "미 지상군 공격루트 등 전황과 MOAB탄을 비롯한 첨단무기 소개 등이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전쟁의 참상과 국내외 반전분위기 소식을 알리는 보도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버추얼스튜디오(KBS), 매직스튜디오(MBC), 사이버스튜디오(SBS) 등에서 보여주는 화면은 마치 청소년들이 PC방에서 즐기는 게임을 방불케 했다"며 "여기에 CNN 등 외신 화면들이 덧붙여지면서 전쟁은 게임화되고 뉴스는 게임을 중계하는 모습이었다"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도 최근 논평을 통해 방송3사의 이라크전 보도가 전황을 우선시하고 선정성과 연성화 경향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전쟁으로 희생되는데도 방송의 관심은 '첨단무기'의 성능에 집중됐다"면서 "시청자들에게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전쟁의 실상을 알리기보다 단순히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진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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