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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진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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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전남 홍도 북서쪽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 전국 각지에서 그 진동이 감지되는 등 새벽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 잠을 깨는 소동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는 올 들어 14번째이고 3월 들어서만 7번째로, 최근 규모는 작지만 예년에 비해 지진이 잦은 게 사실"이라며 이젠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때가 됐다고 지적한다.

◇대구·경북

지난 10일엔 경북 구미시 동쪽 약 10㎞ 지점에서 리히터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규모 4 이상이면 학술적으로 지진정보네트워크에 올릴 정도고 규모 3 이상이라도 잦으면 관심을 가진다.

기상청은 이 지진으로 구미 지역에서 땅이 흔들리는 정도의 진동이 느껴졌다고 발표했다.

구미가 반도체 등 첨단 기술산업단지인 점을 감안한다면 가슴 졸일 만한 사건이었다.

과연 대구경북은 지진의 안전지대일까.

우리나라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떨어져있어 지각판끼리 부딪치는 접촉지역은 아니다.

따라서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안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다고 해서 지진 안전지대라는 생각은 너무 안이하다고 말한다.

최근의 중국 당산지진(1976년, 24만명 사망)이나 일본 한신지진(1995)이 판내부지진임을 봐도 그렇다.

문제는 규모는 작지만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14번의 지진 중 7개가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했다.

경북대 지질학과 장태우 교수는 "구미지역은 양산단층처럼 크고 현저한 단층은 없다"면서도 "최근 대구경북지역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작은 규모로 지하에서의 소규모 단층운동일 수도 있지만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진활동주기

경북대 지질학과 이정모 교수는 우리나라의 계기지진관측은 1905년부터지만 본격적인 지진연구는 1996년부터라며 장기간 자료축적이 요구되는 지진예보는 현재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지진은 장주기 판내부 지진으로 지진발생 주기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다만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 역사서에는 인명피해를 동반한 대규모 지진이 수십차례 발생했다고 적고 있다.

1905년 계기지진 이후의 피해발생이 가능한 수준(M=5.0 이상)은 36년 지리산지진(M=5.1), 52년 강서지진(M=6.3), 78년 속리산지진(M=5.2), 홍성지진(M=5.0)과 80년 의주지진(M=5.3) 등을 들 수 있다.

연도별 지진 발생빈도도 기상청에서 본격적인 계기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 6회에서 90년 15회, 95년 29회, 96년 39회, 97년 21회, 98년 32회, 99년 37회, 2000년 29회, 2001년 43회, 2002년(12월 11일 현재) 45회로 몇년새 급증 추세다.

다행인 것은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반도가 판 내부에 위치해있고 일본과 같은 뚜렷한 활단층도 많지않다는 지층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자치부 국립방재연구소는 지진의 발생주기가 수백년에서 수 천년까지임을 고려할 때 200년간 우리나라에 대규모의 지진이 없다고 해서 지진 안전지대라고 판단하고 그에 대비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

지진대비책에 관한 한 세계 최첨단국인 일본도 고베대지진이 천재인 동시에 인재라고 유엔관련 회의에 고백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지진이 증가하는 현상에 비추어 대형지진의 발생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 작은 규모의 지진에 대해서도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은 우리가 지진 안전지대임을 믿고 그동안 지진의 사전·사후 대책수립에 너무 소홀했기 때문이다.

특히 월성원전 인근의 양산단층과 울산단층 동쪽은 활단층 가능성이 많은 제4기단층 지역이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활단층은 3만5천년 이전에 지층의 움직임이 있었던 곳으로 다시 지각변동과 함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지진을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안전한 구조물을 건설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실성 있는 지진 대비 방안이 될 수 있다.

지진공학자들은 내진설계를 완벽히 할 경우 건물붕괴에 따른 피해의 80%를 줄일 수 있다고 추정한다.

특히 구미지역과 같은 첨단산업단지의 경우 작은 규모의 지진에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존건물에다 내진 구조물을 덧붙이는 방법으로라도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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