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잎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자라는 모습이 꼭 우리 아이들 같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저토록 예쁜 색깔의 보들보들한 어린 잎들은 영락없이 눈망울 반짝이며 다가서는 귀여운 우리 아이들 모습이다.
"선생님, 교문이 어디 있어요?"
"선생님 이도 썩었다.
'아' 한번 해 보세요. 내가 찾아 볼 테니까요".
올해 내가 담임한 1학년 아이들. 기상천외한 질문과 이야기로 하루에 몇번씩 배꼽을 잡게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너무나 의외의 반응으로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 모습 속엔 부모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일년 담임을 하고 나면 아이들은 글씨 하나 심지어는 말투 한마디까지도 담임을 닮는데 하물며 부모들 모습이야 오죽 닮겠는가?
이런 아이들 모습은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하게 한다.
며칠 전 어느 후배를 만났다.
아이가 일학년에 입학했는데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아 걱정이 대단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선생님 말씀이라면 얼마나 잘 듣고 실천하는지 깜짝 놀랄 지경이라고 했다.
아이들 눈에는 세상의 그 어느 훌륭한 위인보다도 선생님이 최고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의해 아이들은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심지어는 인생 진로가 바뀌기도 한다.
학창 시절 목소리가 아름다워 아나운서가 되면 성공하겠다는 선생님 말씀에 힘입어 진로를 바꿨다는 국내 어느 유명 아나운서의 이야기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교육이란 선생님들만의 몫은 아니다.
아이들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은 학교에서, 절반은 가정에서 보낸다.
어쩌면 가정에서 부모님들의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비난이나 꾸중보다는 칭찬이 훨씬 효과적이다.
아이들의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해 주면서 단점을 고치도록 유도한다면 아이들 또한 부모님들의 믿음에 힘입어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을 할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아이들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것, 이것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아직 여리고 해맑은 저들의 가슴에 어떤 색깔로 어떤 점을 찍을 것인가는 고스란히 교사와 학부모,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까.
이임숙 영천 동부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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