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주류 강경파가 공식화한 신당 창당이 당내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서명파, 열린개혁포럼 등 범개혁파와 당지도부는 물론 동교동 신파, 중도의원 상당수도 신당에 긍정적 반응을 보내기 시작,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동교동 구파 등 구주류의 집단 반발이 노정돼 있는데다 당장 신당추진위 구성도 여의치 않아 한동안 거센 파열음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당 창당론 탄력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서명파와 초재선 의원 모임인 바른정치실천연구회 등 범개혁그룹이 한층 바빠졌다. 신당 창당을 대세로 굳히고 세를 불리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29일 밤에는 김원기 고문과 정대철 대표, 김상현 김근태 정동영 조순형 의원이 회동해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한 신당추진에 뜻을 모았다. 김상현 의원은 동교동계, 조순형 의원은 신당론을 관망해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심야 회동 결과는 신당추진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당의 분란을 걱정해 발언을 자제하던 정대철 대표, 이상수 총장 등 지도부도 "신당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팔을 걷어 붙였다.
소속 의원 101명 중 신당에 동참할 의원 수는 50명~80명(신주류 주장), 40명(중도파 주장), 30명(구주류 주장)으로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구주류 반발
김태랑 한광옥 박상천 최고위원과 정균환 총무 등 구주류도 잇따라 만나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신당에 대한 비판은 날카롭지만 집단 행동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며 신주류를 연일 공격했던 이훈평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결론내야 할 사안을 몇몇이 결정하겠다는 독재적 발상을 하고 있다"고 퍼부었다. 조재환 의원은 "신당 저지를 위한 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서명작업을 검토중"이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하지만 뜻을 완전히 같이 하는 사람은 20여명에 불과해 이들의 목소리는 당내에서 미약하다.
◇우려하는 호남과 기대하는 영남
소외론 논란을 제기했던 호남은 신당 추진에 대해 '충격과 공포'로 표현한다.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인 호남을 버리려는 시도로 보고 '충격'을 느끼고, 호남이 주류에서 비주류로 밀리는데 대한 '공포'이다.
당직자들은 "전국정당화를 명분으로 신당을 창당해 내년 총선에서 호남에서 10석 이상을 잃으면 영남에서 3, 4석이라도 건질 수 있느냐"며 노골적인 항의를 쏟아 놓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당직자는 호남소외론을 거론하며 "행자부 인사와 호남 현안 홀대를 소외론의 근거로 꼽고 있지만 내심 김대중 전 대통령이 특검에 불려나가는 것과 비주류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호남소외론 제기의 이유"라 풀이하고 "신당 추진에 대한 우려도 매한가지"라고 했다.
반면 영남은 기대가 크다. 신주류인 천정배 의원은 "신당이 전국정당화를 추진하면 대구.경북 지역도 더이상 여권의 소수파가 되지 않고 정치 개혁 및 창당 작업에 엄연한 주체세력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 영남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부산 신주류의 핵심인 정윤재 사상지구당위원장은 "신당 창당으로 호남색을 탈색시키는 것이 부산.경남에서 한나라당 아성을 허물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대구 신주류 핵심인 이강철 대통령정무특보는 "리모델링을 해도 민주당 간판으로는 전국정당화가 불가능하다"는 초강경 입장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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