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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차라리 공동보도문 내지 말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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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새 정부의 외교역량에 대한 실망감만 안겨준 채 폐막됐다.

우리는 이번 회담이 향후 대북정책의 틀을 다지는 중대한 의미가 있는 자리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남북이 합의한 공동보도문을 보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한국의 위기의식이나 안보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느낌이다.

퍼주기 전략으로 시종 끌려 다니던 김대중 정부 때와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번 회담의 중요성은 대좌의 기세와 전략구도가 5년 간의 남북관계 기본틀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남측 대표단은 북한 핵의 당사자로서 핵 보유 및 핵 개발을 준엄하게 따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북한이 비밀 핵보유를 자인한 마당이고, 베이징 다자회담에 우리를 배제한 전비(前非)까지 겹쳐 어느 때보다 강한 입지가 있었다.

그런 북한의 이중적 태도에 자극받아 대표단은 전에 없이 강한 톤으로 핵 포기를 촉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절차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반북정서를 완화시킬 북한측의 유감 표명이나 성의 있는 대화자세를 끌어냈어야 했다는 말이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이행'과 같은 구체적이고도 진전 있는 표현이 포함돼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공동보도문에 나타난 핵 관련 언급은 하나마나의 수준이었다.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쌍방의 입장을 충분히 협의하고, 이 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뿐이다.

지난 8, 9차 회담 때 보도문의 판박이 수준으로, 북한이 던져주는 공치사 성격의 언급이다.

반면 북측이 요구하는 경협 등은 제한 없이 수용됐다.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행사와 개성공단 착공식, 금강산 관광사업, 기타 협력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런 공동보도문이라면 차라리 합의를 미루고, 현안의 논의를 다음 회담으로 연기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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