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단지 안전진단 1원에 낙찰

"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정밀 안전진단을 단돈 1원에 해 드립니다". 좀체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실제 상황이다.

6일 대구 수성구청에서 있은 수성구 지역 내 삼두아파트(신매동), 청구골든아파트(수성4가), 경북아파트(시지동), 한도아파트(수성4가), 광명아파트(수성4가) 등 5개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업체를 선정키 위한 공개경쟁입찰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이날 입찰에서는 경북아파트(100가구) 190만원, 한도아파트(28가구) 490만원, 광명아파트(110가구) 190만원에 낙찰됐으나 삼두아파트(250가구)와 청구골든아파트(40가구)의 경우는 각각 1원으로 응찰한 선린건축사무소와 우림구조안전기술원에 낙찰된 것. 건교부 산하 시설안전기술공단에서 제시한 안전진단 예정가격 기준으로는 1건당 3천만~5천만원선이다.

이처럼 안전진단시공 수주를 위해 우리나라 화폐의 최하단위인 1원을 써넣는 일이 발생한 것은 수성구청이 안전진단업체 선정에 '최저가격낙찰제'를 도입하고 있는 데다 7~10개 업체가 응찰, 입찰경쟁률이 그만큼 치열했기 때문이다.

1원에 안전진단 시공권을 확보한 업체 관계자는 "어차피 손실을 보고 시공수주를 할 수밖에 없는 '최저가격낙찰제' 아래서 공사 실적이라도 쌓기 위해 최저가격에 응찰했다"면서 "기술자의 양심으로 최저가격에 수주했지만 정밀안전진단을 대충대충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전진단 원가마저 보장되지 않는 '최저가격낙찰제'는 자칫 부실진단을 초래, 재건축을 하기 위한 안전진단이 될 수도 있다"면서 수성구에서도 달서구와 북구에서처럼 '적정가격낙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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