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매매가 부익부 빈익빈

최근 10여년동안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지방도시는 제자리를 맴돌아 대구.경북지역을 비롯 지역민들의 경제적 불이익이 극심하다.

특히 새 정부가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수도 이전을 내세우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해 향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적 갈등이 첨예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3년동안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대략 50% 이상 뛰었으며 10년전과 비교하면 최소 2배 이상 인상돼 수도권 주민 상당수의 재산이 급속히 증식됐다.

또 강남지역 아파트나 재건축아파트, 주상복합아파트 등의 권리금이나 인상폭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석촌동 한솔아파트(23평)는 98년 분양가가 1억4천만원이었으나 올초 3억2천만원에 매매돼 5년새 1억8천만원이 뛰었고 부천시 상동 썬미트아파트(44)는 2001년 분양가가 2억원을 겨우 넘겼으나 현재는 4억2천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90년초 8천만원에 거래되던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17평.재건축)는 올해 3억8천만원 수준에서 매매가가 형성되고 10여년전 분양가가 1억4천만원이었던 성남시 분당 금호.현대아파트(32평)는 현재 3억4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입주예정인 주상복합아파트 분당 삼성로얄팔래스(54평)의 프리미엄은 1억원이 넘었고 도곡동 타워팰러스의 초대형 팬트하우스는 프리미엄이 최고 1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지역 아파트 가격은 소폭 인상됐거나 도리어 떨어져 지역민들의 상대적인 경제적 박탈감이 심각하다.

대구 칠성2동 성광우방아파트(33평)는 지난 96년 분양가가 1억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매매가는 1억4천만원에 그치고 있고 지산동 우방.청구아파트(32평) 등은 10여년전 1억2천만원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현재 매매가는 1억3천500만원선에 머물고 있다.

분양가의 대략 6%선인 취득세와 등록세를 제하면 재산 증식의 효과는 거의 없는 셈이다.

경북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 포항시 두호동 우방비치.하이츠아파트(33)는 현재 매매가가 1억원 수준으로 3, 4년전 분양가와 별 차이가 없고 10여년전 분양된 두호롯데아파트(47평)는 매매가가 9천50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를 밑돌고 있다.

경주의 경우 황성럭키아파트(32) 매매가는 10년전 분양가 6천만원보다 2천만원 가량 인상된데 그쳤고 현곡면 신한아파트(32평) 시세는 2년동안 1천만원이 오른 9천500만원선으로 형성되고 있다.

그외 김천, 안동, 영천 등 경북 시.군의 아파트 가격도 비슷한 상황이다.

포항시 한 관계자는 "지방사람들은 이제 서울로 가고 싶어도 집이 없어 갈 수가 없고 서울 사람들은 은퇴후 아파트만 팔면 지방에서 노후를 편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면서 "서울시민은 1등 국민, 지방 도시민은 2등 국민인 시대가 온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역균형발전법을 공동 발의했던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은 "영.호남간의 정치적 갈등 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적 갈등 문제가 더 심각하다"면서 "정치권이 이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지만 수도권 출신 정치인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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