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물연대 파업 항만서 내륙까지 확산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부산지부가 무기한 운송거부에 돌입한 가운데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가 운송거부에 동참하고, 화물연대 울산지부도 14일 파업에 동참하는 등 항만과 내륙에 걸쳐 전면 파업이 확산되면서 부산항은 물론, 대구·울산·구미지역 제조 및 수출입업체의 피해가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13일 오후 열렸던 정부와 화물연대간 노정협상마저 결렬돼 정부의 협상력이 한계를 드러낸 가운데 경찰은 부산항과 시내 곳곳에 병력을 배치, 검문과 경계를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 당국자는 운송하역노조 간부가 "정부에서 진일보한 안을 제시해서 총회를 열 빌미를 주면 사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정보에 따라 지도부와의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 7일째인 14일 대구·경북지역 수출업체들이 컨테이너 운송중단 및 원자재 확보난으로 생산라인 올스톱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재고가 누적되고 원자재가 바닥을 드러냄에 따라 다음주부터 대부분의 지역 수출업체들이 공장가동을 전면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화물연대 소속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업체들은 지난주부터 수출물량 수송이 끊겨 창고와 야적장에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비화물연대 차량을 이용하는 업체들은 부산항까지 운송은 가능하지만 선적 지연에 따른 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업체들도 원자재 공급이 중단되면서 앞으로 3, 4일을 견디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업체마다 정상적인 선적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신인도 추락은 물론 클레임이 잇따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구 상의는 올해 3월 지역 총 수출액은 2억2천400만달러로 해운수송 품목은 섬유, 기계류, 철강 및 금속제품 등 1억6천800만달러(75%)에 달해 파업 장기화로 지역 수출업체들의 부산항 이용이 전면 중단될 경우 업체들의 피해액은 1일 532만달러(6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가 지역 1천800개의 수출 업체를 대상으로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수출 피해를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피해 규모는 32개사 104개 컨테이너 544만달러로 나타났다.

피해 업체들은 1주일 이상 파업이 계속될 경우 피해규모가 202개 컨테이너에 1천만달러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14일 현재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국내 수출업체들이 입은 피해는 총 2억7천만달러에 달하며 조기 해결이 안될 경우 5억6천만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총파업에 따른 화물처리가 전면 중단될 경우 하루 1억9천만달러의 수출피해가 우려된다.

한편 공권력 투입으로 부산항 봉쇄가 풀리면서 군 수송차량과 비화물연대 차량이 투입돼,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전날의 32%에서 14일 오전 현재 47.6%까지 높아졌지만 부두야적장 장치율은 85.6%로 전날보다 높아졌고 감만부두는 111.3%에 달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하역을 기다리던 선사들이 아예 기항지를 외국 항만으로 옮기는 사태도 벌어져 환적중심항인 부산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또 울산항에선 대동통운(주), (주)국보, (주)KTC 등 3개사 60여대의 차량이 13일 오후 2시부터 운행중단에 들어갔다.

한편 화물연대 부산지부간부 6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데 이어 부산 남부경찰서는 이번 파업을 주도한 남부지회 고모 지회장을 포함, 운전사 6명에 대해서도 13일 오후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민병곤·이상원·유종철·윤종현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