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 인구의 날이다.
영국 고전학파 경제학자 맬더스가 '인구론(1789년)'을 세계의 화두로 내놓은 지 200년이 갓 지난 시점이다.
그의 지적대로 세계의 인구증가 배증기는 지속적으로 짧아졌다.
1900년의 지구촌 인구 15억이 30억으로 느는 데는 60년이 걸렸지만 30억 인구가 60억으로 늘어나는 데는 39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단순비례적 계산이라면 2026년에 세계 인구는 120억을 넘어서야 한다.
그러나 인구폭발의 정점이었던 지난 60년을 고비로 인구 증가속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2.0%였던 60년의 인구증가율은 2000년 1.3%대로 떨어졌고, 2015년에는 1% 이하, 2050년에는 0.5% 미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유엔 인구국 추계는 2050년의 세계 인구가 최저 79억 최대 109억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인구통계국도 90억~120억 사이에서 정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쯠1960년대 우리나라 여성들의 출산율은 6.0명이었다.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동안 6명의 자녀들을 낳아 길렀다는 이야기다.
궁핍이 보편화된 당시 상황에서는 과잉출산이 악덕과 무책임으로 비쳐진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산아제한 정책이다.
60년대 초 정부는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 60년대 중반에는 '세 살 터울로 세 자녀만 35세 이전에 낳자'는 구호로 대체했다.
70년대 들어서는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80년대에는 '한 자녀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고 홍보했다.
쯠통계청이 10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7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40년 간의 산아제한 정책이 출산장려 정책으로 바뀌게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출산장려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 같다.
생존환경의 악화와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강요하는 가계구조 등이 출산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출산 곧 무한책임을 의미하는 우리 사회의 부모.자식 관계가 출산을 기피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육기는 물론이고 유아원.초중고 학령기, 취업.결혼준비기까지 줄잡아 30년을 책임져야 하는 게 우리나라 부모들의 입장이다.
거기에 수반되는 금전적 부담 또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쯠이런 추세라면 통계청 전망대로 2026년 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년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부양할 인구는 많고 일할 젊은이는 모자라는 '늙은 한국'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심야시간대에 포르노 영화를 방영하면서까지 출산을 장려해왔지만 그런 낡은 대책이 해법이 될 성 싶지는 않다.
맬더스의 인구론이 낭만으로 느껴지는 21세기 한국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박진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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