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자치의회 리셉션룸에서 스코틀랜드민족당(SNP) 소속 케니 맥카스킬〈사진〉 의원을 만났다.
SNP는 1934년 창당 이래 줄기차게 분리독립을 요구하고, 이같은 주장은 1997년 자치권을 인정받은 뒤에도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는 전혀 다른 역사와 전통, 문화를 지닌 나라입니다.
오히려 대영제국이란 이름 아래 하나로 묶여있다는 자체가 이상한 겁니다.
수백년간 영국 경제의 순교자로 핍박받았으니 이젠 독자적인 길을 찾을 시기입니다".
과연 그럴까. 대영제국이 식민지를 경영하던 시절, 스코틀랜드 역시 번영을 누렸다.
식민지는 풍부한 일자리를 제공했고, 글래스고를 중심으로 한 공업단지가 개발됐다
1970년대로 접어들며 영국 전역이 불황에 신음했고, 그 충격은 스코틀랜드가 훨씬 컸다.
1980년대 중후반 영국 산업의 고용규모가 다소 회복되던 시기에도 스코틀랜드만은 12% 가량 감소했다.
분리주의 운동은 경제적 박탈감에서 비롯된 셈이다.
"반드시 그런 것 만은 아닙니다.
북해유전 개발로 경제적 자신감이 생겼고, 유럽연합 출범으로 국가주의가 부활했습니다.
영국 정부로부터 자치권을 인정받아 자치의회도 구성됐지만 출발에 불과합니다.
현재 우리 당은 조세권을 얻기 위해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
권한이 쌓일수록 자신감을 갖게 되고, 결국 독립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독립을 주장하는 주민 목소리는 차츰 잦아들고 있다.
더많은 자치권을 요구하는데는 찬성하지만 독립에 대해선 소극적이다.
노동당 정권이 들어선 뒤 과감하게 중앙 권력을 넘겨줌으로써 갈등의 소지를 봉쇄한 것도 주효했다.
이른바 '데볼루션(Devolution)'이라 불리는 지방분권을 통해 상생의 길을 택한 것.
맥카스킬 의원은 독립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잉글랜드의 시각도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립보다 충분한 자치권에 만족하는 대다수 스코틀랜드인들은 SNP의 주장을 정치적 슬로건으로 치부하며, 표를 던지지 않고 있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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