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종합무대예술인 오페라는 1597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첫선을 보였다.
파르디 백작 궁전에서 공연된 그리스 신화 주제의 '다프네'가 그 효시다.
우리나라에는 그 뒤 무려 351년이 흐른 1948년 1월 첫 무대의 막이 올랐다.
조선오페라협회가 베르디의 '춘희(라 트라비아타)'를 무대에 올려 한국 오페라의 서막을 열었던 셈이다.
우리나라의 오페라도 55년의 역사를 기록하는 동안 발전을 거듭해 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구에는 오페라를 향한 의욕과 열기가 두드러지며, 이젠 '오페라의 도시'를 꿈꿀 정도로 커 가는 모습이다.
▲대구에는 대구시립오페라단을 비롯 영남·대구·계명·로열오페라단 등이 꾸준한 활동을 벌여 왔으며, 경북오페라단이 가세하고 있다.
근년 들어서는 대구시립오페라단 등이 초대형 야외공연을 몇 차례 가져 대중화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게다가 제일모직이 건립해 대구시에 기부 채납, 곧 개관하게 되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등장으로 새 시대를 맞으면서 올해(가을)부터 '오페라 축제'도 빛을 보게 될 모양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으로 대구시립오페라단이 창작오페라 '목화'의 막을 오는 8월 7일부터 사흘간 올리게 된다.
대구U대회 축하 무대이기도 한 이번 공연은 대구에서 처음 시도된 창작오페라의 초연 무대이며,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 이야기를 중심으로 패션 산업과 그 뿌리를 소재로 삼고 있어 대구의 문화적 정체성 찾기와 그 예술적 구현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우리 음악계에선 지구촌 시대를 맞아 가장 우리다운 창작오페라가 요구되지만, 오페라 도시를 지향하는 대구의 경우 그런 목마름이 더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오페라 '목화'는 서울의 작곡가가 작곡했다는 아쉬움이 없지 않으나, 대구의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무대에 올려져 그 의미가 증폭된다.
한국적·향토적 이미지가 부각되는 무대이며, 국내 최초의 오페라 전용 공연장이자 서울 '예술의 전당'에 이은 오페라극장의 출범을 장식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탈리아 북부의 베로나는 오페라로 유명한 세계적 명소다.
여름 3개월 동안 이 도시에서 열리는 오페라 공연이 해마다 50만명 이상이나 되는 지구촌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인다 한다.
관광객들 덕분에 인구 20만명의 이 소도시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로 떠오르기까지 했다.
관장 선임을 두고 말썽을 빚기도 했지만, 국제적인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개관, 창작오페라 '목화' 공연을 계기로 '대구 오페라 축제'의 무드가 무르익고, 대구가 '베로나'를 능가하는 오페라 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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