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공사 때문에 대구시내에서 운전하기 짜증난다고들 했다.
특히 수성구 시지지구에서 달서구 성서에 이르는 대구의 주요 간선도로인 달구벌대로는 지하철 2호선 공사로 더욱 심했다.
차로가 심하게 휘어지는가 하면 곳곳이 축소돼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때문에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몰라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을 정도다.
도로 한 가운데를 떡하니 가로막고 작업하는 바람에 차량들이 줄지어 차로를 변경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차량 정체는 당연지사. 또 공사 구간 곳곳엔 복공판 모서리 등 날카로운 부분이 도로 위로 삐죽 튀어나온 곳도 적잖아 타이어가 펑크나지 않을까,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
한 시민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을 건설하기 때문에 견디고 있지만 공사가 10년 넘게 이어지다보니 이젠 지칠만큼 지쳤다"며 "이제 복공판만 봐도 넌더리 난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달구벌대로에서 복공판 보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이상 곡예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복공판이 철거되기 때문이다.
휘어지고 축소돼 위험했던 차로도 이달 내 대부분 정비된다.
대구 동서간 축인 달구벌대로가 6년만에 다시 시원하게 뚫리게 된 것이다.
최소 8~10차로가 직선으로 확보된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전까지 반월당네거리 등 일부 구간을 제외한 전 구간의 복공판을 철거하는 등 도로와 인도를 정비키로 했다.
대구시 달서구 지하철 2호선 5공구 죽전동구간. 지상 복공판 철거 및 도로 포장 작업이 한창이다.
도로 포장용 아스콘을 실은 덤프트럭들이 조금씩 이동하며 아스콘을 도로 위에 쏟아 붓는다.
다음은 작업 인부들 차례. 땡볕과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지열에도 마다않고 작업도구를 들고 복공판이 사라진 곳 위에서 아스콘을 평평하게 고르기 시작한다.
이어 등장한 묵직한 포장다짐 장비가 대형 롤러를 굴리며 아스콘 더미 위를 왔다갔다하며 압축한다.
그 옆으로 아직 철거되지 않은 복공판들은 도로위에 가지런히 놓인 채 옮겨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 둘 크레인에 의해 들려 대형 트럭에 실린다.
지하철 1호선 공사때부터 10여년간 사용돼온 복공판들은 도로 위에서의 모든 역할을 끝내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순간이다.
복공판 대부분은 고철 처리될 전망이다.
도로 포장 작업이 끝난 곳엔 인부들이 줄을 이용, 도로 위에 표시하며 차선 도장 작업을 하고 있다.
또 도로 양쪽에선 인도 정비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인도가 공사현장이나 각종 건설 자재들의 보관 장소로 사용 되기도 해 많이 훼손됐었다.
반월당네거리. 이곳은 아직 복공판 철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반월당 및 두류네거리, 봉산육거리 등 지하공간이 건설되는 구간의 지상 복공판 철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월당지하공간 토목사업본부 조경래 현장소장은 "지하공간이 들어서는 구간은 일반 정거장에 비해 복공면적이 10배 이상 넓고 그만큼 복공판 철거 단계도 많고 복잡하다"며 "복공판 철거에 따라 차로도 순차적으로 운용해야 하고 특히 출입구, 환기구, 차량 진출입 램프 등 지상구조물 시공과 전력, 통신, 도시가스, 상수도 등 지장물 안전 처리 작업 등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복공판 철거 및 포장 등 도로 정비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이들 구간은 당장 복공판이 철거되진 않고 유니버시아드 대회 전까지 차선 도장 등 도로 및 시설물만 정비된다고 한다.
반월당네거리의 경우 대회가 끝난 뒤 다음달 10일쯤 반월당 북쪽(중앙로방향)의 복공판 철거 등 도로 정비를 완료하고 올해 말까지 남쪽, 내년 4월까지 도로 중앙 등 반월당 구간 지상의 정비를 완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하철 역사, 주차장, 쇼핑몰, 휴게공간 등이 마련되는 반월당네거리 구간의 지하. 토목구조물 공사는 이미 끝나고 각종 건축, 전기, 기계설비 등 작업이 진행중이다.
토목구조물 작업에만 만 6년이 걸렸다고 한다.
연건평 1만8천평. 후텁지근하고 답답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시원한 공기가 감돌았다.
지하 2층으로 내려가니 5천500여평의 넓은 공간이 드러났다.
이곳엔 쇼핑몰과 만남의 광장 등이 들어선다.
지하공간 구석구석에서 인부들이 각종 배관 용접 작업에 여념이 없다.
천장, 벽면, 바닥 마감 등 건축 작업과 전기 및 통신 배선, 냉난방 시설 설비 등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3층엔 지하철 2호선과 환승할 수 있도록 지하철 1호선 역사가 점점 형태를 갖춰 가고 있었다.
지상에서 25m 정도 아래인 4층엔 '콰앙'하는 굉음이 연신 울려 퍼진다.
지하철 터널 콘크리트 거푸집을 옮기는 작업에서 발생되는 소리라고 한다.
건설, 설비, 배관 등 지하공간 작업도 내년 말까지 완료된다.
지하철건설본부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달구벌대로 중 수성교에서 성서 IC간 8.2㎞ 중 6.1㎞를 일제 정비한다고 밝혔다.
제외되는 구간은 지하공간개발 구간인 반월당 및 두류네거리와 봉산육거리 등 3개소의 1.7㎞ 구간과 신남네거리 300m, 죽전네거리 100m 구간 등 5곳. 이들 구간은 복공면적이 넓고 작업량이 많기 때문에 복공판 철거 등 도로 정비가 늦어질 전망이다.
지하공간 3곳은 내년 11월, 신남네거리는 내년 6월, 죽전네거리는 올 10월 이전에 모두 마무리된다.
또 성서 IC에서 다사중학교간 4.1㎞는 내년 6월까지 정비가 완료된다.
7월말 현재 지하철 2호선 공정은 75%로 지하터널, 정거장 시설, 토목공사 등은 완료 단계다.
도로정비 구간 중 땅을 파내지 않아 도로가 훼손되지 않은 '터널구간'의 경우 인도 포장 등 76% 정도 진행됐다.
이달 10일까지 배수로 및 인도 포장을 모두 완료하고, 차도 포장도 15일까지 마무리해 10차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땅을 파내고 도로를 복공판으로 덮어놓은 '개착구간'은 복공판 철거, 차도 포장 등 복구가 85% 정도 진행됐다.
다음달 15일까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복공판 철거, 차도 포장 등을 완료할 방침이다.
인도 포장, 중앙분리대 정비 등은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끝난 뒤부터 11월까지 실시키로 했다.
지난해 월드컵 대회 전에 복공판 철거 작업이 완료된 수성교~사월동(10.7㎞) 구간 중 현재 개착구간(2㎞)에 진행중인 도로 표층 포장도 유니버시아드 대회 전에 마무리된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 김대묵 건설2부장은 "대회 전까지 도로 및 차도 정비를 마무리하고 필요하면 야간 작업까지 실시할 계획"이라며 "내년 말까진 지하, 지상 작업이 모두 완료되고 시운전 등을 거쳐 2005년 9월쯤 개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7년 시작된 지하철 2호선 건설공사의 예산은 총 2조2천867억원으로 이 가운데 지난해까지 1조6천505억원이 투입됐고, 올해 2천855억원의 공사비도 확보됐다.
내년도 2천549억원과 2005년도 967억원 등 3천500억원이 남았다.
2호선 공사는 지난 97년 12월에 착공됐고 달성군 다사읍~수성구 사월동간 29㎞(정거장 26개소)에 이른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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