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마음의 벽도 조금씩 허물어져 가고 있다.
이번 U대회에 참가한 북한 응원단은 지난 부산 아시안 게임때보다 더욱 생기발랄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말과 행동을 아꼈던 지난해 모습과 달리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포즈를 취하고 시민들의 악수 요청에 흔쾌히 손을 내밀며 질문에 대답해주는 등 발랄하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 시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윤한(37)씨는 "이번 북한 응원단의 인상이 친구, 동생처럼 얼마나 밝고 친근하고 좋은지 마치 지난해 부산시민과 북한 응원단 사이에 거리감을 느끼게 했던 부산 다대포항의 경계 철책이 사라진 것 같다"며 "이러한 기회가 많이 생길수록 50여년동안 쌓여있던 마음의 벽도 계속 허물어져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수현(26.여)씨는 "개막식을 마치고 나오는 응원단원에게 별 기대없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는데 흔쾌히 손을 잡아줘 놀랐다"며 "항상 멀리 있는 사람들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거리낌없이 대하는 응원단을 보며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북한 응원단은 경기장을 찾은 학생들에게 말을 건네고 격려하는 등 자상하고 친형제같은 친근함도 보였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이름, 나이를 묻는 등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몇학년이냐', '공부열심히 해라', '함께 열심히 응원해 경기에서 같이 꼭 이겨 평화통일 하자',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등의 애정도 나타냈다.
21일엔 북한 남자 배구 관전을 위해 대구체육관을 찾은 여중생들이 북한 응원단과 얘기를 주고 받다 인사말과 학교, 이름, '통일되면 꼭 다시 만나자'는 등의 내용이 담긴 쪽지를 써 응원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전효은(15.성화중 3년)양은 "응원단 언니들에게 직접 손으로 전하려고 했는데 경찰 아저씨들이 막아 기회를 봐서 몰래 던졌더니 언니들도 모른척 하다 몰래 주워서 읽었다"며 "편지 전하기가 힘들었지만 이렇게 편지를 써 바로 전할 수 있고 또 외면하지 않고 받아서 읽어보는 언니들을 보고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은 아기를 동생, 조카처럼 쓰다듬고 예뻐하는 모습도 보였다.
충남 홍성에서 2살난 아기와 함께 개막식에 참석한 김만기(28)씨도 "아기를 안고 북한 응원단석 쪽으로 가서 보여줬는데 모른척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머리와 얼굴을 만지며 너무 좋아하더라"며 "북한 여대생들이 남한의 아기를 보고 귀여워하며 쓰다듬을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기쁘고 감격스러운지 모른다"고 좋아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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