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Viva! 대구 기자리포트-태권도 판정시비

"우리 선수가 빵! 빵! 소리나도록 차도 득점이 안되고, 한국선수는 툭! 툭! 갖다대기만 해도 점수가 됐습니다".

24일 남자 62kg급 결승전이 끝난 후 이란대표팀 하산 졸그하드리 감독은 경기장밖 복도 의자에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기자를 붙잡고 하소연을 했다.

그는 자국선수와 한국선수의 결승전에 심판판정이 너무 불공정했다며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 박태열과 이란 칸요베의 결승전은 13대9로 박의 승리. 그러나 이날 시합을 지켜본 관중과 태권도 관계자들은 명백한 편파판정을 인정하는듯 고개를 저었다.

1라운드 초반 두 선수는 유효타를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으나 결과는 3대0 박의 일방적인 득점. 2라운드에서는 칸요베가 박의 상단을 가격, 2점이 인정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점수판은 꿈쩍도 않았다.

이때 경기장안은 외국 선수·임원들은 이란선수를 열광적으로 응원하고, 한국관중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로 변했다.

국제심판 켄 프로세(캐나다)는 "홈팀이라면 어느정도 어드밴티지가 있게 마련이지만, 그 정도가 심했고, 이날 경기는 공정하지 못했다(It's not fair)"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3세계 국가의 한 심판은 "한국선수가 나오는 결승전에는 폴란드 심판인 클라디오스 도멘스키가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이 심판, 매니저, 운영요원 등에 대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도 재미교포 선수가 심판판정에 불복, 강하게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미국대표로 참가한 크리스티나 박이 찬 유효타가 오히려 멕시코 선수에게 점수로 더해져 경기 종료후 한참동안 매트를 떠나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고 아버지의 고국에서 좋은 결과를 바랐던 그녀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유니버시아드는 대학 선수들의 축제이자 페어 플레이로 실력을 평가받는 스포츠제전이다.

그러나 지나친 메달 욕심 때문에 자국선수에게 유리한 판정을 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만큼은 더이상 '편파판정'이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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