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간 라이프 매일' 나무교실에서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를 읽고 생각이 나서 몇자 쓴다.
산행하면서 초피와 산초를 구별 못하는 사람을 바로 잡아 준다하며 두 나무를 비교 구분했다.
그러나 틀린 것이다.
그가 산초나무라 한 것은 분디(혹은 난디)나무다.
그가 초피나무라 한 것이 산초다.
산초는 일본어라 우리는 사용한 예가 없다.
'동의보감'에는 촉초라 했다.
그리고 천초, 파초, 한초, 남초라 한다 했다.
우리는 화초, 촉초라 한다.
진초, 점초라고도 한다.
분디는 애초, 야초라 하며 일본은 개산초라 한다.
'본초강목'에도 없고 '화한삼재도회(和漢三才圖會)'의 일본책에 나오는 일본어 산초를 쓰는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 말이 있는데도 하기야 '식물도감'에도 촉초와 애초(분디)를 구분못하고 산초라 쓰여있으니 말문이 닫힌다.
어떤 식물도감의 회화나무를 한자로 양목(木襄木이라 한 것은 잘못이다.
괴목(槐木)이라 해야 한다.
우리는 느티나무를 괴목(槐木)이라 한다.
중국의 나무인 회목은 괴의 고음(古音)을 따라 회목이라 하고 토종인 느티는 괴목이라고 현음을 쓴다.
식물에 고음을 쓰는 것은 더러 볼 수 있으니 삼(蔘)을 심이라 하고 자초(紫草)를 지초라 함은 고음이 남아있는 것이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은 남해안 지방에 피는 상록수인 붉은 동백꽃이 아니다.
이 꽃은 표준말로 생강나무꽃이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에서 이를 동백꽃이라 한다.
그 열매로는 머릿기름을 짠다.
가장 일찍 산에 피는 꽃으로 산수유와 흡사하다.
그러나 식물도감에는 이를 찾을 수 없고 그냥 생강나무라 한다.
나무는 이쯤하고 8월13일자 동아일보 '수요프리즘'에 서울대 국어학교수가 아나운서가 발음 장단을 구별못해 자기는 들을 때 혼동했다고 꾸짖고 언어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그분의 주장이 너무도 어이없어 바로잡는다.
그는 부상(浮上)을 '부-상'이라고 길게 발음해야 하며 부상(負傷)은 첫음절을 짧게 발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완전히 정반대여야 한다.
차(茶)의 음을 요즘 '다'로 읽어 다기, 다례라 하나 차로 읽어야 한다.
이 글자는 차.다 두음이 있으나 우리는 차로 읽어왔고 중국, 일본도 차로 읽고 있다.
국학의 태두 문일평과 근대 차의 아버지 최범술도 차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례, 차사지낸다 하지 않았는가.
한국학대백과사전에 미사(微士)를 국왕에 의해 한번 이상 관직에 불려나간 선비를 말한다고 했다.
틀린 것이다.
국왕이 아무리 불러도 관직에 나가지 않는 선비를 의미한다.
정반대다.
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백과사전은 필자도 집필자이긴 하지만 엉터리와 오류가 많아 창피스런 책이다.
유행가 가사 중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에서 으악새를 모두 새(조류)로 알았으나 근년 언론매체들이 으악새는 억새풀의 경기도 말이라 하여 억새바람 소리라 했다.
틀린 것이다.
억새풀이 무슨 슬픈 울음을 운단 말인가. 북국(평안도)에서 왜가리를 으악새라 한다.
추운 북국에서는 5, 6월부터 산란 부화 육추를 끝내고 나면 가을이 된다.
추운 나라에서는 월동을 못하고 가을이면 따뜻한 남쪽나라로 향하여 왜가리 떼가 이동한다.
그때 왜가리는 으악, 으악하고 소리내어 울며 날아간다.
그래서 으악새다.
그 울음은 가을의 전령이다.
흔히 쓰는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고삐가 길면 밟힌다'의 와전이다.
글은 제대로 써야 그 뜻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문경현(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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