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책!

◈고대 이스라엘의 발명-키스W 휘틀럼 지음/이산 펴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아직도 약속없는 유혈 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민족은 같은 영토에서 서로 다른 역사를 갖고 있다.

'고대 이스라엘의 발명'(키스 W 휘틀럼 글/이산)은 이스라엘의 역사, 특히 성서와 연결되는 고대 역사는 서구 근대 역사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에서 시작한다.

저자인 휘틀럼은 당초 고대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쓰려고 시도했으나 근대 서구학자들에 의해 조작된 이스라엘 고대사의 왜곡을 파헤치지 않고서는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우선 누가 왜 이스라엘 역사를 '발명'했는지 추적한다.

서양문명의 두축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헤브라이즘의 근간은 그리스도교며 이 뿌리는 고대 이스라엘에 출발한다.

자신의 문명이 인류문명의 정점에 있으며 근대 국민국가는 그 표상이라고 간주해온 근대 서구 학자들은 이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 역사를 고대 이스라엘에서 찾고자 했다.

또 이를 합리화 한 것은 성서에 부합한 결과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배척하는 성서고고학자들이다.

이 결과 팔레스타인의 역사는 부도덕하고 야만스러운 민족쯤에서 멈추고 만다

휘틀럼은 책의 결론에서 "이스라엘의 역사는 팔레스타인 역사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하며 전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패자의 역사-구본창 지음/정한 GNP 펴냄

이순신은 과연 총탄을 맞고 숨졌을까, 그리고 이율곡은 실제 10만 양병설을 주장했을까.

교과서속에서 정설로 굳어진 한국사를 뒤집어 보는 책 '패자의 역사'(구본창 글/정한 GNP)가 나왔다

저자는 책을 통해 주류적 역사 해석에 문제를 제기한다.

승자가 왜곡했거나 지배계층이 기만한 역사적 서술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이율곡의 10만 양병설이 그의 후학들인 서인들의 위인전 성격이 강한 문집인 '율곡전서', '율곡연보'에만 나와있을뿐 '선조실록'에조차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뒷날 '선조수정실록'에 올랐지만 이는 인조반정으로 정권을 잡은 서인이 선조실록을 고친 것에 불과하며 10만 양병설이 정설로 굳어진 것도 서인 노론가문의 끝세대인 역사학자 이병도가 국사교과서에 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순신의 사망 경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흉탄을 맞고 작전권을 실전경험이 없는 조카에게 넘긴 것이나 목격자가 아들과 조카외에는 없었다는 것 등이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 저자는 선조에게 불패의 전쟁영웅 이순신은 부담스러운 존재며 이미 의병장 김덕령 장군을 반란사건에 연루시켜 죽인 예를 들며 독자들에게 또다른 상상력을 요구한다.

이외에도 신라의 삼국통일론과 영웅으로 묘사되는 김유신, 애국계몽단체로 국정 교과서에 소개되는 독립협회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저자는 문제를 제기한다.

◈유전자의 인류학-존 H 릴리스포드 지음/휴먼&북스 펴냄

유럽의 농경문화는 중앙아시아에서 전파되었다.

그럼 농경문화의 전파는 유전자(농부)의 이동일까, 단순한 집단과 집단간 교류 때문일까.

존 H 릴리스포드가 쓴 '유전자 인류학'(휴먼&북스)은 유전자 연구를 통해 인류 역사 600만년의 숨겨진 비밀을 풀어내는 책이다.

저자는 '유전자 속의 역사', '네안데르탈인의 운명', '아일랜드에서 온 세개의 이야기' 등 10개의 소 주제를 통해 인류학을 '추리 소설'로 끌어내려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유럽의 농경문화 전파에 있어 그는 유럽인의 혈액형 분포 등을 통해 개체군 확산설을 증명하고 있으며 네안데르탈인의 종말론에 대해서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수적으로 우수한 유전자와 섞이면서 점차 희미한 존재로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또 침입과 정착의 역사를 거듭한 아일랜드를 통해서는 영국인들과 증오의 전쟁을 벌이는 서쪽 해안의 아일랜드인들이 다른 지역 아일랜드인보다 영국인과 더 닮은 사실을 입증하고 있으며 1천년전 바이킹의 침략이 아일랜드인에게 미친 유전적 영향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릴리스포드는 각종 유전자 연구 사례를 통해 피부색으로 개체군의 역사를 설명하려한 인문학과 인류학의 무지를 지적하며 과거의 기록들은 지우고 다시 써넣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