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는 직장풍속도와 기업문화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줄어든 근무시간을 생산성 향상으로 벌충하기 위해 빡빡해지는 근무 분위기, '무리한' 여가활용으로 인한 월요병 등 부작용도 적지않다.
◆근무시간 '절대집중'=토요일 근무가 없어짐에 따라 평일 업무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짧아진 근무시간 안에 일을 끝마쳐야 하는 점도 있지만 사용자측에서 근로시간단축으로 늘어나는 비용을 능률과 생산성 향상으로 상쇄하기 위해 업무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업무시간에 딴전을 부리는 이른바 '농땡이족'은 발붙이기 어렵다.
이미 일부 기업에서는 집중근무시간제를 도입했다.
이 집중근무시간대에 자리를 비웠다간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한다.
맘대로 화장실 출입도, 바깥에 나가서 담배피우기도 신중을 기해야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전 9시30분~11시30분과 오후 1시30분~3시30분, 현대중공업은 오전 9시30분~11시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해놓고 이 시간대엔 자리를 뜨지 않고 근무강도를 최대한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이 시간에는 전화받는 사람을 별도로 지정해 업무 관련 외에는 외부전화를 바꿔주지 않는다.
이런 형태의 집중근무시간제는 주5일제가 본격화되면 각 직장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으며 근무시간엔 철저히 일만하는 분위기가 직장 풍속도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집중근무의 효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대구지역 기업에서는 사내 대학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
김천공장이 있는 유한킴벌리는 사내 스쿨을 보다 더 활성화시킨 사내 대학을 창설, 조직전체의 IQ를 더 높이면서 현장 밀착형 인재를 배출하여 주5일시대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요일의 술자리는 금물=이틀간의 연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금요일 저녁에 술을 마신다는 건 좀처럼 상상할 수 없는 일. 따라서 금요일에 몰리던 술자리 회식이나 모임은 목요일이나 수요일로 앞당겨지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대구건설사업본부 이태진 본부장은 "주5일제 도입과 함께 매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회식이나 추가 근무 없이 일과가 끝나면 직원들이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재충전하거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의 워크숍이나 단합대회, 체육행사 등이 '단골'로 열렸던 토요일도 그 역할을 금요일에 넘겨주고 '신성불가침 요일'로 거듭나고 있다.
◆수시 휴가, 사내 동호회 활성화=매주 이틀의 휴식이 보장됨으로써 가족들과의 여행이나 문화생활, 레포츠 활동 등 여가활용 형태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휴식 문화나 인프라가 제대로 개발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먹고 마시고 돌아다니는데도' 한계가 있어 자연히 뜻이 맞는 회사동료들과 어울리는 사내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연월차를 활용한 주5일제 근무를 해온 포스코 직원들의 경우 주말 여가를 등산을 비롯한 운동에 가장 많이 할애한다는 응답이 51.6%에 달했으며,그 다음은 여행(28.2%), 자기계발(9.3%), 문화생활(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충분한 휴식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회사 차원의 지원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과 대기업의 경우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토요일에 어학강좌나 기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대구은행 범어동 지점의 경우 토요일마다 재교육이나 사이버연수, DGB봉사단 활동, 가족과 함께 등으로 매주마다 다채롭게 토요일을 활용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토요일 어학연수를 기업지원으로 실시하고 있다.
◆늘어나는 '월요병'=주말에 '무리'를 한 직장인들의 월요병이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이 주5일제 시행 1년을 맞아 직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5일제 도입이후 월요병이 늘었다는 직원이 40%에 달했으며 업무부담이 커졌다는 비율도 70%에 달했다.
월요일 아침 집중근무시간에 몇번 걸렸다간 직장생활에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먼 곳을 다녀오느라 일요일 저녁까지 시달려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해야한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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