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론-외환시장 동향과 지역기업의 대응

원화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또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은 언제 이루어질 것인지 등에 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은 섬유제품, 기계 등 환율변동에 민감한 전통산업의 비중이 높고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이 지역의 제1수출시장으로 부상한 터이라 더욱 그러한 것 같다.

GDP의 5%에 육박하는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안고 있는 미국의 달러화는 작년초 이후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여 왔다.

작년초부터 금년 7월 중순까지 미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하여 약 21%나 크게 절하되었으며 엔화 및 원화에 대해서는 각각 10%, 9%가 절하되었다.

이러한 미 달러화의 약세 추세는 7월 중순 이후 미국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확산 등을 배경으로 유로화에 대해서는 상당폭 강세로 전환되었으나 엔화 및 원화에 대해서는 대체로 7월 중순 수준에서 보합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수출기업들과 정부관리, 의회 등은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약 40%가 중국, 일본, 대만, 한국 등 동아시아 4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들어 현재 미 달러화에 고정되어 있는 중국 위안화의 변동환율제로의 이행과 평가절상을 강하게 요구해 왔고 엔화 및 원화에 대해서도 절상을 위한 압력 수위를 높여 왔다.

이러한 미국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은 등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의 조사발표자료에 의하면 주요 통화 환율의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문제와 관련하여 그동안 중국정부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해 왔다.

중국측은 자국내 부실채권과 실업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수출증가로 고성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정부로서는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난 경상수지적자 외에 재정적자마저 악화될 전망이어서 국내 경제가 크게 호전되지 않을 경우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위안화 절상압력을 가중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중국정부는 단기적으로 현행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면서 민간의 외환보유제한 완화 등을 통해 위안화의 절상압력을 완화해 나가다가 미국의 압력이 거세질 경우 소폭 평가절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설득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그것이 한국경제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이 높은 대구.경북지역 경제에 얼마만한 득실이 있을지는 세밀하게 따져본 뒤 답해야 할 과제이다.

향후 원화의 대미 달러환율은 우선은 미국경제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인가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동안 원화환율이 엔화환율과 상당정도 동조화 움직임을 보여 왔으므로 일본 경제의 회복 조짐과 이에 따른 엔화 환율의 움직임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환율의 움직임은 위에서 언급한 당사국들내의 경제 동향 및 향후 전망과 같은 경제적인 요인들은 물론 국제정치정세 변화 등 수많은 비경제적 요인들에 의해 수시로 영향을 받으므로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최근과 같은 외환시장 상황하에서 지역기업들의 대응방안을 생각해 보자.

우선 외환시장의 변화는 예측이 매우 어려우므로 환율변동에 따른 환리스크 해지에 최우선 역점을 둠으로써 기업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교역대상국의 다변화 노력을 통해 미국 등 주요 통화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한편 수출에 있어서의 원화결제비중을 높여나가는 노력도 환율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방지하는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미국의 재정 및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인한 달러화 약세화 압력은 상당기간 잔존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화강세 재현에 대비하여 기술 개발 등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한 가격경쟁력 강화에 계속 노력하는 한편 수출제품의 디자인 개선, 브랜드 홍보 강화, 새로운 시장 개척 등 비가격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방안을 계속 강구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훈(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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