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는 사람을 사물로부터 격리시키지만, 청각장애는 사람을 사람으로부터 격리시킨다고 합니다".
이상흔(55)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청각, 시각, 언어장애를 극복하고 사회복지사업가로 성공한 헬렌켈러의 말을 인용하면서 청각장애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귀 질환 중 선천성 외이기형, 인공와우각(달팽이관) 이식, 이명(귀울림), 안면신경마비 등의 치료와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인공와우와 선천성 외이기형 분야에서는 국내 몇 안되는 실력가 중의 한 사람. 그에게 중이 수술을 받으려면 1년쯤 기다려야 될 정도이다.
그는 지난 1990년 이비인후과 동문들이 모금한 6천만원을 종잣돈으로 해서 경북대병원에 인공와우이식센터를 세웠다.
한강 이남에서는 처음이었다.
그의 명성은 대구, 경북은 물론 경남, 전남북 지역에도 알려져 있다.
그동안 그에게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은 환자는 130여명.
이 교수는 "우리 나라 신생아 중 1천명당 1명은 고도이상의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로 이들에게는 보청기가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의사 소통을 수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들은 국내에 7만~8만명에 이른다"고 선천성 난청 환자의 실태를 설명했다.
그는 선천성 외이 기형과 외이도 폐쇄증 환자 60여명을 성공적으로 수술, 성형외과와 함께 경북대병원을 국내 굴지의 외이기형 전문병원으로 성장시켰다.
이 교수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국내 이비인후과 교과서에 외이기형 분야를 집필했다.
지난 73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이 교수는 82년부터 경북대병원에 몸담고 있다.
84년 미국 아이오아대학에서 귀 질환 분야를 연수했고 86년 일본 교토대학에서 교환교수를 지냈다.
SCI 등재 논문 8편을 비롯해 그동안 1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이 교수는 최근 정부로부터 연구 프로젝트를 잇따라 받아냈다.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노인성 이명치료용의 차세대 이명마스크 장치를 개발 중이며 보건복지부로부터 90억원을 지원받아 경북대의대 의공학교실과 함께 인공중이와 최첨단 난청진단시스템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임기 2년의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회장을 맡은 그는 틈틈히 서울을 오가며 오는 10월9일 열릴 이비인후과 학회를 준비하느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귀의 날(9월9일)을 맞아 서울에서 열리는 세미나(6일)에서 '유소아 난청의 진단과 예방'을 주제로 강연도 할 예정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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