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과 대구삼성이 페넌트레이스 막판의 중요한 고비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핵심 선수와 팀의 동반 침체로 인해 삼성의 팀 분위기도 긴장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삼성의 고민은 약화된 마운드에 있다.
이승엽 만큼이나 신경이 예민해진 삼성의 김응룡감독은 17일부터 훈련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경기 전 인터뷰 금지령을 내렸으며 사진기자들에게는 임시로 설정한 포토라인 밖에서 취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다소 유난스럽다. 스타의 대기록에 대해 취재진이 몰리는 것을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기본적으로 소화해야 할 '부담'이라고 이해하는 자세가 아쉽다.
이승엽은 17일 경기후 밝지 않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중심 타선의 부진으로 팀이 져 아쉽다"고 말했다. 팀의 연패에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그는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듯 하지만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초구에 손대는 것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상황을 이용,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4타수2안타로 회복하는 기미를 보였다. 세 번째 타석과 네 번째 타석에선 초구에 배트를 휘둘렀으나 플라이 아웃과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최근 삼성의 부진은 타격 집중력을 살리지 못하는 데에 있는 듯 하지만 그보다 큰 원인은 투수진의 약화이다. 삼성은 사실 이승엽이 부진하면 마해영과 양준혁이, 중심타선이 부진하면 김한수, 진갑용 등 하위타선의 강타자들이 번갈아가며 활약, 타력으로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최근에는 타선이 전체적으로 집중력을 살려야 할 득점 기회에서 터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패배를 자초했다.
그러나 타선은 기복이 있게 마련. 마운드가 안정돼야 공격력도 살아나는데 최근의 삼성은 그렇지 못하다. 에이스 임창용과 마무리 노장진이 구위가 약화돼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고 용병 라이언도 구질이 깨끗해 상대 타자들의 노림수에 걸리는 경우가 잦다. 김진웅과 배영수도 노련하지 못해 연타를 허용하기 일쑤다. 이렇다 보니 선발투수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7~8명의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르는 물량작전으로 버티고 있다. 예전같으면 3~4점으로 막았을 마운드가 5~7점을 내주고 타선은 터지지 않으니 이길 수가 없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페넌트레이스 1위를 노리는 것은 힘들어지고 포스트시즌의 승부는 더 걱정스럽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타력보다는 투수력이 강점을 발휘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운드 약화도 감독의 책임이고 마운드를 추슬러야 할 몫도 감독에게 돌아간다. '승부사' 김응룡 감독은 이 점을 고민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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