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쑥대밭이 된 신천 둔치의 복구를 놓고 신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구하자'는 의견과 '현재의 시멘트 옹벽을 강화하고 강폭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영남대 토목공학과 지홍기 교수는 "신천은 유속이 금호강에 비해 9배나 빠른 급류하천이어서 높은 수압과 빠른 유속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시멘트 등의 강선 구조물 대신 돌망태 등 연성구조물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4각 매트리스(돌망태)보다는 6각 매트리스가 수해방지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영남자연생태 보존회 정재영 총무도 "신천의 경우 희망교 일대, 상동교와 중동교 사이 등 홍수때마다 매년 수해가 발생하는 지역에서 똑같은 피해를 입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것은 지금까지의 신천복구가 콘크리트 구조물로 포장하는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라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돌망태 등을 이용한 자연형 하천으로 복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자연형 하천은 경제적 부담이 크고 오히려 현재의 시멘트구조물보다 수해에 약하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박희천 경북대 교수는 "자연형 하천을 만들자는 주장은 신천의 속성을 모르는 소리"라고 단정짓고 "신천은 상류와 하류의 구배(경사도)가 15m에 이르기 때문에 매트리스로 벽을 만들어도 홍수발생때 수압을 견디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며 "차라리 시멘트 옹벽을 강화하고 강폭을 늘려 하천 본래의 기능을 되찾도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시민들의 불편이 있더라도 신천둔치의 체육.레저시설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시설안전 관리사업소 하천관리 담당도 "자연형 하천으로는 홍수때 신천의 급류를 막기 어렵다"며 "차라리 가창에서 침산교 등 급경사 많은 지역을 선별해서 유속을 줄여나가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고 주장했다.
'신천의 콘크리트 바닥을 흙이나 자갈, 모래 등으로 바꾸자'는 일부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서도 "유속이 빨라 상류쪽에서 흙과 자갈이 몰려 내려와 신천 곳곳에 인공섬이 만들어 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
반면 '시민들의 신천둔치의 주민 이용률을 제한해 하천본래의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감했다.
장정식 대구시 시설안전관리 사업소장은 "신천 복구 예산이 배정되는 한달후부터 본격적인 신천복구에 들어가 내년 6월까지 신천복구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 어떤 풍수해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고 친환경적인 신천으로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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