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패션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선 소재를 좀 더 고급화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개발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구사람들의 옷차림도 다른 도시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경향이 있는데, 옷에 대한 열린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대경대 모델과에서 2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중국인 척미림(31) 교수. 원래 이름은 치리(戚立)이지만 한국인들이 부르기 쉽도록 이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그는 키 175cm에 53kg의 늘씬한 체형에 수수한 차림이지만 패션모델다운 분위기가 물씬 묻어난다.
패션 디자인과 방직 디자인으로 유명한 중국 저쟝(浙江)성의 소주실크대학(蘇州絲綢工學院) 모델과를 졸업, 다롄(大連) 경공업대 교수로 재직해오다 지난 해 교환교수로 대구에 온 척 교수는 패션모델 경력 8년의 베테랑. 그는 대구가 세계 속의 패션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좀 더 과감한 투자와 독창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모델 출신이긴 하지만 척 교수의 패션 감각은 예사롭지 않다.
중국에선 패션모델이 단순히 옷을 선보이는 직업만은 아니기 때문. "한국은 패션모델 지망생들이 워킹 등 기술적인 부분을 중요시하고 그 방면을 주로 배우지만 중국에선 모델과가 모델관련 공부 2년, 패션디자인 2년 등 총 4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고 무대에 서는 모델이 많지요. 때문에 모델로서의 수명이 끝난 뒤에는 패션디자이너로 일할 수가 있어요".
실제 중국의 유명한 패션모델이었던 '마련 비'의 경우 지금은 유명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경우 모델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패션 디자이너를 겸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패션계의 저변이 넓다는 것. 이에 중국 패션계는 최근 몇 년새 급속도로 발전했다고 한다.
"6, 7년 전만 해도 의상과 모델들의 워킹, 메이크업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이 중국을 앞섰지만 지금은 중국이 빠른 속도로 따라붙어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양국 모델의 차이에 대해선 "한국의 모델 지망생들은 활발하고 개방적이라는 것이 강점이고, 중국 학생들은 체형 조건이 한국 학생들에 비해 더 좋다"고 대답한다.
대구 생활 2년째인 척 교수는 불고기, 삼계탕 등을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하고 주말이면 학생들과 여행을 다니기도 하는 등 거의 한국사람이 다 됐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러나 한국 남성을 신랑감으로 생각해보느냐는 질문엔 단호하게 '노'라고 잘라 말한다.
고향을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에선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성들도 집안 일을 공평하게 나눠 하는 것과 달리 대구 남성들은 남녀차별 의식이 너무 강한 것 같아서 적응을 하기 힘들 것 같기 때문이란다.
척 교수는 요즘 바쁜 가운데서도 경일대 대학원에서 패션마케팅을 공부하며 메이크업, 헤어스타일링 연습에도 열심이다.
"비자 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6월, 중국에 돌아가면 한국의 선진적인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링을 소개하여 중국 여성들이 더욱 아름다워지도록 돕고 싶습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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