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강산 이산상봉단 20일 육로 출발

대한적십자사 이기상 인천지사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56

4명이 반세기만에 북측의 이산가족 100명을 만나기 위해 20일 오전 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으로 떠난다.

이번 상봉행사는 2000년 8월 15일 남북 이산가족들이 서울과 평양을 각각 방문

해 상봉을 가진 이후 여덟번째이고 현 정부 들어 두번째로 남측 상봉단은 이산가족

453명과 지원요원 81명, 취재진 30명 등으로 구성됐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금강산으로 떠나기 하루 전인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

콘도에 집결해 방북 교육을 받았다.

상봉단 중 최고령인 김분희 할머니(93)는 6·25 전쟁중에 잃어버린 북쪽의 큰

아들 강임석(71)씨를 52년만에 처음 만나지만 건강이 나빠 가족들이 상봉사실을 알

리지 않아 이번 금강산행을 관광으로만 여기고 있다고 한다.

동행하는 아들 영석(67)씨는 19일 "어머니가 옛날에는 형님 이야기를 많이 했으

나 최근에는 기억 속에 잊어버린 듯 말씀이 전혀 없으셨다"며 김 할머니가 충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전쟁 때 헤어진 어머니 박옥순(80)씨와 만날 남한의 두 아들 임석주(62), 승주(

57)씨는 "막상 만나게 되면 무슨 말을 처음해야 할지를 몰라 어머니의 젊은 시절 사

진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측의 김보희(67)씨는 전쟁 때 북으로 간 누나 옥순(71)씨를 반세기 만에 만나

는 기쁨에 들떴으나 출발 직전 옥순씨가 지난 15일 사망해 북의 조카 박광빈(47)씨

가 대신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는 "5일만 참았으면 만날 수 있었을 텐데..."라

며 말문을 닫았다.

류석원(66)씨 가족은 전쟁 때 인민군에 의해 끌려간 형 석기(72)씨를 만나는 감

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류씨 가족은 전쟁 때 국군이었던 석기씨 때문에 인민군으로

부터 고초를 당해야 했고, 전쟁 후에는 석기씨가 북에 있다는 이유로 연좌제의 고통

을 받아야 했다.

북측 이산가족 중 선의창(72)씨와 문로석(80)씨는 남쪽에 직계 가족이 한 명도

없어 사실상 대가 끊긴 상태여서 선씨의 이종사촌형 어인갑(76)씨와 문씨의 외조카

김용하(66)씨 각각 혼자서 금강산길에 오르게 됐다.

남측 상봉단은 20일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버스 20여대에 분승 오전 11시30분

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동해선 도로를 이용해 12시30분쯤 금강산의 해금강호텔에 도

착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온정각에서 단체상봉을 가진 데 이어 저녁 7시

부터 같은 장소에서 공동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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