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자정능력은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아무리 자정능력이 뛰어나도 오염물질이 장기간, 그것도 끊임없이 유입되면 어떻게 될까? 자정능력이 한계에 이른 것인지 최근 바다는 그동안 삼켜온 각종 폐기물을 조금씩 토해내고 있다.
◆처리 실태
국내에서 폐기물 투기가 허용된 바다는 군산 서쪽 200km인 서해 1곳, 포항 동쪽 125km인 동해병과 울산 남동쪽 63km인 동해정 등 모두 3곳이다. 이들 지역에는 분뇨와 축산폐수, 유기성 폐수, 수산가공 잔재물, 폐수.하수처리 오니, 동식물 잔재물, 수저 준설토사, 정수.건설 오니 등을 버릴 수 있다. 이들 해역에 폐기물이 버려지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부터로 연간 투기량이 850만t에 이른다.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양은 이번에 문제가 된 동해병에, 나머지 절반은 동해정과 서해안에 버려지고 있다.
폐기물 해양배출업체는 전국적으로 19개 업체가 있으며 이들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운반선은 모두 41척이다.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이유는 비용이 싸다는 것과 민원발생 소지가 육지보다 덜 하기 때문이다. 하수 슬러지 처리 비용은 해양배출이 t당 2만6천원, 육상매립이 2만7천원, 재활용이 4만8천원, 소각이 5만5천원이다. 그러나 육상 매립이나 소각의 경우 악취 등 환경오염에 따른 민원 발생 소지가 많고 재활용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만만찮아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에서 배출되는 하수 슬러지의 1일 발생량은 5천700t(2002년 기준)으로 이중 70% 정도인 4천100t이 그동안 해양투기돼 왔다. 더욱이 지난 7월부터 하수침전물의 육상매립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해양투기가 더욱 급증하고 있다.
◆한계에 직면한 해양투기
폐기물 해양투기도 이미 한계에 직면했다. 서해안의 경우 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연간 242만t만 버리도록 총량을 규제해 놓고 있다. 홍게에서 폐기물이 추출된 동해병은 오염정도가 심해 지난 97년 1등급이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지금은 2등급으로 떨어졌다. 동해병 해역은 홍게의 집단 서식지인 동시에 통발어민들의 생활터전이다. 때문에 어민들과 환경단체들은 해양오염으로 인한 어장 황폐화와 해양 생태계 교란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폐기물 해양투기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72년 런던에서 체결된 폐기물 및 기타 물질의 투기에 의한 해양오염 방지에 관한 협약(일명 런던협약)과 지난 96년 채택한 런던 의정서가 해양배출 규정을 강화시켜 놓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 의정서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부문별한 해양투기도 그 한계점에 이르렀다.
◆대책은
환경 전문가들은 해양 폐기물의 성분을 정밀 분석해 그 성분에 따라 처리 기법을 달리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수슬러지의 경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폐기물이라기 보다는 자원의 개념으로 받아 들여 퇴비 등 비료로 활용하고 있어 우리도 이에 대한 연구 및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울진군청 환경보호과 방기룡 계장은 "지자체나 기업들이 폐기물을 재활용할 경우 정부 지원금 지급이나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폐기물 배출 허용 품목과 규제 강화 등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관리 체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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