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망신' 당한 '미국아이 만들기'

한국여성의 원정(遠征) 출산, 즉 '미국아이 만들기'가 국제망신을 당했다.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아이를 출산한 한국여성 10명이 '체류 사유가 입국목적과 다르다'는 이유로 체포.구금 당했다가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

미국이 원정출산을 위해 온 우리나라 여성을 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상된 일이지만 개탄스럽다.

상류층이나 권력층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이 원정출산이 이제는 중산층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부끄럽다.

어쩌다 우리의 가치관이 이 정도로 추락했다는 데 충격이다.

미국 시민권 취득의 요건인 속지(屬地)주의 원칙을 악용한 이 원정출산은 극단의 이기심 발로다.

여차하면 남자아이의 경우 병역의 의무도 내팽개치겠다는 치졸한 마음과 부모들의 도덕적 해이도 엿볼 수 있다.

아들의 병역면제로 구설수에 오른 대통령 후보자의 며느리도 원정출산 할 정도로 우리사회는 이런 상황에 뻔뻔스러운 정도로 익숙해 있다는 점이 문제다.

원정 출산은 이미 널리 퍼져있다.

한해에 5천여명이 원정출산을 할 정도다.

비용이 3천만원을 넘어서도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라니 우리의 사고(思考)의 일방성과 편협, 편법의 동원 등 끝간데를 모를 '윤리 붕괴' 아닌가.

이번 사태로 앞으로 원정출산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단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산부인과 병원, 산후조리원 등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또다른 원정출산 지역으로 삼고 있는 캐나다에서도 어떤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한국 원정출산'은 세계적인 추궁 대상으로 떠오르게 됐다.

우리사회도 이젠 성숙한 의식을 가질때다.

편법동원이나 하고 의무와 책임을 피하려는 작태(作態)는 또다른 사회갈등의 조장이다.

시민권, 국적취득도 법대로, 원칙대로 떳떳하게 할 일이다.

아이 낳기부터 국제망신이래서야 부모역할이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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