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억울한 한조차 풀어주지 못하는 못난 애비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래도 해볼 것은 다해봐야지요".
우철원(당시 13세), 조호연(12), 김영규(10), 박찬인(10), 김종식(9)군 등 '개구리 소년'사건이 오는 26일 유골 발견 1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사건의 범인 등 이들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점들은 실마리조차 풀리지 않고 있어 유족들을 다시 한번 울리고 있다.
유족들은 수시로 모임을 갖고 서로를 위로하며 아픔을 달래고 있으나 일부는 생계조차 꾸려나가기가 벅찰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유족들은 유골 발견 1주년을 앞두고 25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영규군의 아버지 현도(57)씨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억울한 심정을 털어놓고 조속한 범인 검거를 위해 대통령이 나서줄 것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족들은 26일 합동장례를 치르려던 당초 방침과 달리 "아이들의 원혼을 달래주기 전에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며 사건 완결 이후로 장례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사건이 해결돼야 아이들을 편하게 저 세상으로 보내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
현재 개구리소년의 유골과 유품은 소년들의 사인을 타살로 밝혀낸 경북대 법의학교실에 보관 중이다.
한편 경찰은 유골 발견 이후 연인원 1만5천명을 투입해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신고.제보 210여건에 대해서도 확인작업을 벌여왔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못하고 있다.
더욱이 올 들어서는 제보마저 거의 끊어져 지난 4월부터 수사요원 20명으로 수사본부를 축소, 운영하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수사한다는 생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성과가 별로 없는 상태"라면서 "사건이 너무 오래 지나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개구리소년' 성서초교생 5명은 지난 91년 3월26일 대구 와룡산에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실종됐으며 실종 11년6개월만인 지난해 9월26일 실종됐던 와룡산 중턱에서 등산객에 의해 유골로 발견됐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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