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水害 수목 '마구잡이' 매립

수해를 입은 나무를 화목(火木)이나 부엽토 등으로 재활용토록 한 환경부 지침에도 불구, 대구시가 태풍 '매미'로 쓰러진 수천여 그루의 가로수.조경수 등을 쓰레기장에 마구잡이로 매립해 환경단체와 관계 전문가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시는 이번 수해로 쓰러지거나 넘어져 복구가 어렵다고 판단된 가로수 878그루, 조경수 1천314그루 등 2천100여그루를 수거해 지난 13일부터 대구위생매립장에 파묻고 있다.

23일 오후 3시쯤 기자가 찾아간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대구 위생매립장에는 작업인부들이 4t트럭 2대에 싣고 온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더)들을 생활쓰레기와 함께 뒤섞어 묻고 있었다.

매립장측은 이런 식으로 매립된 나무들이 22일까지 전체 수해쓰레기 8천500여t 가운데 40%(3천300여t)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 관련 단체.전문가들은 근시안적 환경행정이라며 시를 비난하고 있다.

이 나무들을 분쇄기로 갈아 시내 공원, 야산 등에 뿌리면 부엽토가 될 뿐 아니라 인근 농가구 등에서 화목(火木)으로도 쓸 수 있다는 것.

경북대 조경학과 나정화 교수(경관생태학 전공)는 "교내에서 태풍때문에 쓰러진 800여그루의 히말라야시더를 분쇄기로 가공, 건물 앞 마당 등에 시멘트를 걷어내고 깔고 잔디에도 뿌렸다"며 "쓰러진 나무들을 쓰레기장으로 보내버린 시의 이번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구 환경운동연합 윤기웅 간사도 "분쇄기로 가공, 시내 가로수 주변에 뿌리면 잡초발아를 억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분을 머금어 가로수의 생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폐기물관리과 이성대 과장은 "수목의 피해규모가 워낙 큰데다 마땅한 보관장소가 없어 매립장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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