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벤트 MC모임 '리더스', 축제 분위기 'UP'

장기 자랑을 위해 무대로 올라온 한 출연자, 사회자 김제동이 묻는다.

"애인 없어요?"

"네"

"왜 없어요?"

"모르겠어요"

"왜 몰라요? 난 딱 보니까 알겠는데…".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지고 관객들은 행사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가을의 중턱, 축제의 계절 10월. 축제 현장에는 빠지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이벤트 MC'로 불리는 사회자들이다.

이들은 관객들이 즐겁게 축제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행사 전반을 진행한다.

어떤 현장에서도 객석을 웃음 도가니로 만드는 이들이지만 세상엔 항상 넘기 힘든 벽이 있는 법. 50대 경상도 남성, 교육 경력 30년의 교장 선생님들이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임에서는 베테랑 사회자도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전국 이벤트 MC들 중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프리랜서 13인의 모임이 있다.

'리더스'가 바로 그 주인공. 김제동이 5년 간 몸담았던 곳으로 더욱 유명한 '리더스'는 전국 최초로 설립된 대구.경북 전문진행자 모임이다.

'리더스'는 이벤트 MC계의 대부 방우정(41)씨가 김제동을 비롯, 경력 10~20년의 내로라 하던 이벤트 MC 4명과 함께 지난 98년 결성했다.

도중에 1년 간 활동을 쉬기도 했지만 지난 2000년 재창립한 이후 현재의 13인의 멤버가 모여 지금의 입지를 굳혔다.

이들은 칠순 잔치에서부터 각종 축제, 지역 방송 리포터, 프로 스포츠 경기의 장내 아나운서, 문화센터 강사 등 사회자가 필요한 곳에는 어디든지 나타난다.

경력이나 인지도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1회당 출연료는 30만~50만원. 행사가 집중되는 5월과 10월에는 한달에 20건 이상 진행을 맡는다.

여타 이벤트 MC들에게 '리더스'는 선망의 대상이다.

회원 현명호씨는 "명성에 걸맞게 입회 희망자의 경력, 지명도, 열정 등을 심사한 뒤 회원들의 협의를 통해 가입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골머리를 썩히는 건 무엇보다 아이디어다.

어떤 현장에서도 적절한 유머를 구사해 분위기를 'up'시켜야 하기 때문. 이들이 주로 활용하는 것은 방송 CF. 신문 스크랩도 빼놓지 않는다.

인터넷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이벤트 MC가 되려면 무엇보다 '끼'가 필요하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끼'가 있다고 판단되면 레크리에이션 교육을 받으면서 게임, 노래, 춤, 화법 등을 종합적으로 익혀야 한다.

국내 최고령 이벤트 MC인 방우정(41)씨는 "성공한 이벤트 MC가 되려면 풍부한 경험과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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