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1년 9월 국립대 총장과 문교부 차관을 지낸 박모씨 부부가 숨진채 발견됐다.
간암으로 극심한 고통속에 투병중이던 박씨를 의사인 부인이 안락사 시키고 부인은 자살을 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최초의 '적극적'안락사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엔 안락사 논란보다 죽음의 길을 같이 간 애틋한 부부애가 오히려 더 세인의 가슴을 때렸다.
○...이 달 들어 유난히 안락사와 관련된 사건이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서울에선 산소호흡기 전원을 꺼서 딸을 숨지게 한 40대 아버지가 살인혐의로 구속됐다.
20살 난 딸은 6년전부터 경추 탈골로 꼼짝 못하고 누워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살아왔다.
아내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택시운전사인 아버지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며 고개를 떨궜다고 한다.
또 지난주 광주에서는 60대 노인이 아내를 안락사시키려 했다며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5년째 뇌졸중 투병중인 아내의 급식관에 극약을 투입하고 자신도 음독했으나 실패했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뇌사환자의 급식관 제거 문제가 초미의 관심과 논란을 빚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주 지사는 21일 법원 판결로 급식관이 제거된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던 뇌사 환자 테리 스키아보에게 급식관을 재삽입하라고 명령했다.
30대 여성인 스키아보는 13년간 호스로 영양을 공급받으며 식물상태로 목숨을 유지해왔는데 지난15일 주법원은 남편의 청구를 받아들여 사실상의 안락사를 허용했었다.
○...그러나 스키아보의 부모는 딸을 살려달라고 탄원했다.
결국 플로리다주 상.하원은 환자 가족이 반대할 경우 급식관을 재삽입토록 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켜 주지사의 재삽입 명령을 끌어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남편은 인위적으로 생명이 연장되지 않게 해달라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고 항변했다고 한다.
또 법원 판결을 입법부와 행정부가 뒤집을 수 있느냐는 위헌 논란도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안락사는 이밖에도 세계 곳곳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에선 지난 2월 낙태를 부분 허용한 모자보건법 제정 30주년을 맞아 모자보건법 폐지와 안락사, 인간복제 반대 등 생명문화 정착을 위해 가톨릭을 주축으로 범종교인들이 모여 '생명31 운동'선포식을 가진 바 있다.
죽음의 문화를 청산하자는 촛불행진과 함께 범국민적 운동으로 펼쳐지고 있다.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불가침성은 지켜져야 한다.
특히나 산자의 불편과 편의때문에 살인행위를 안락사라는 이름으로 용인해서는 안된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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