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중앙로역사에 설치된 피난구 유도등 등 비상시설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생존자 설문조사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대구시가 준비중인 참사백서 제작 자문을 위해 홍원화 경북대 건축학부 교수가 사고 직후인 지난 2월25일부터 현재까지 생존자 14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고후 피난구 유도등이 도움됐다'는 응답은 5%, '피난구 유도등 인지'는 6% 정도에 그쳤다는 것. 오히려 생존자들이 탈출에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은 '광고판, 플래시 빛(49%)', '역사 지리를 잘 아는 사람(20%)' 순으로 조사됐다.
또 설문자 가운데 50여명(40%)은 중앙로역을 매일 이용했었지만 '원하던 경로와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설문자의 50%나 된 것으로 나타나 상당수는 중앙로역의 구조를 알면서도 사고후 신속한 대피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교수는 "일본의 경우 70년대 오사카 센니치 백화점 화재사고 때 재난관련 전문가들이 먼저 현장에 들어가 비상시설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됐는지와 사후예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했다"며 "하지만 지하철 참사를 두번이나 겪은 대구는 아직도 도시재난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 전반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결과는 지하철참사 백서 발간 자료로 쓰이며 25일 오후3시 부산 부경대에서 열리는 대한건축학회 추계학술대회 '건축 도시방재계획' 주제시간에 발표된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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