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문화도 배우고 취미 생활도 즐기고…

"옛 선조들이 이용했던 천연염색을 배워보세요".

거창군농업기술센터(소장 박기상)가 환경오염 방지와 고유의 전통 생활문화의 맥을 잇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농림부산물을 이용한 천연염색 기술과 염색된 조각천으로 규방공예품 만들기 교육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육은 기술센터가 지난 8월부터 3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천연염색의 기초이론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밤.포도.양파.소목나무 등의 껍질을 이용한 염색법을 실습하는 것으로 주부들의 인기가 그만이라는 것.

또 천연염색한 천으로 한복 등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조각천으로 일상에 쓰는 TV 덮개나 상보.장식용 액자.열쇠고리 등 규방공예품을 만드는 기술도 가르치는데 매일 회원가입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회원 이말선(52.가조면 수월리)씨는 "요즘 농사일로 바쁘지만 교육이 있는 날에는 새벽에 일어나 집안일을 정리한 뒤 20km가 떨어진 농업기술센터로 달려온다"며 "천연염색과 조각천 공예가 일상 생활에도 많이 적용된다"며 기뻐했다.

천연염색은 농촌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각종 농림부산물을 염료로 활용하면서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가능하고, 또 일부 염료는 항균성.방충성 등에 우수한 기능이 있어 질병의 예방과 완화 효과도 있어 여성들이 취미활동으로는 안성맞춤이라는 것.

특히 규방공예기술은 옛 여인들이 생활용품 제작을 위해 자연스럽게 탄생시킨 것으로, 소품들이지만 일상적 솜씨를 예술적 품격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 여성들이 쉬우면서도 진지하게 예술활동에 접근하는 계기도 된다는 것이다.

전통규방공예 기술 보유자인 이순자(45.거창읍 운정리) 강사는 "규방공예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손쉽게 우리 문화를 외국에 알릴 수 있는 기술로 실용성과 장식성을 겸한 문화상품"이라며 "1, 2년만 배우면 농가부업도 가능하다"고 했다.

농업기술센터 오선자(44)계장은 "시골에서는 강사가 없이 규방공예기술은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데 거창지역 주부들은 시간에 구애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며 오는 11월 회원들이 만든 작품들을 모아 문화센터에서 전시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거창.조기원기자 cho1954@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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